교계/교회

복음주의 신학자와 자유주의 신학자의 생산적 논쟁

신간 <복음주의가 자유주의에 답하다>

▲신간 '복음주의가 자유주의에 답하다' ⓒ포이에마

세계 최고의 복음주의 지성으로 꼽히는 존 스토트와, 영국의 자유주의 신학자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600페이지 분량의 대화록을 남겼다. 에드워즈가 묻고, 스토트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신간 <복음주의가 자유주의에 답하다>(Essentials : A Liberal-Evangelical Dialogue)이다.

이 책 발간은 에드워즈가 스토트에게 제안했다. “자유주의 입장의 친구들에게 복음주의적인 책을 권하고, 복음주의 입장의 친구들에게 자유주의의 비판적인 목소리에 관심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는 에드워즈의 바람이었다. 스토트 역시 자유주의와 복음주의의 대화가 유익하리라 생각하며 긴 대화에 돌입했다.

책은 복음주의와 자유주의가 논쟁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대표적으로 ‘성경의 무오성 논란’, ‘복음서의 기적 사건에 대한 견해’, ‘속죄론과 종말론에 대한 이해’ 등이다.

에드워즈는 스토트가 성경의 완전무오성을 주장하는 근본주의자들과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 확실하지만, 때때로 이들에게 “지나치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토트가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율법을 기록한 것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로 의미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성막에 대한 규정이 모세 시대에 기원한 것으로 믿는다던지, 아담과 이브를 인류 최초의 부부로 믿는다던지 하는 이중성을 보인다며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진짜 입장은 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한 스토트의 대답은 ‘성경무오성을 옹호한다’는 것. 그러나 이는 지금의 성경이 무오하다는 뜻이 아니라, “‘성경의 원본’이 무오하며 이 원본이 정확하게 해석될 때 무오하다는 뜻”이므로, 이에 자신은 성경 본문을 복원하는 차원에서 성서 본문 비평과 본문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내는 차원에서 해석학 작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복음주의자들이 성경의 잘못된 부분이나 성경학자들의 기묘한 해석에 대해서 무오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이다.

두 사람의 논쟁은 새로운 논쟁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지옥에 대한 논쟁에서 스토트는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이 지옥을 ‘악인들이 영원히 고통 받는 곳’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감정적인 반발을 느낀다며, 그것의 대안으로 ‘악인들의 최후 소멸’을 주장했다. 그것을 교리화하는 것은 아니며 시험적으로 주장한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이며 “복음주의자들 사이에서 이 주제를 가지고 솔직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러한 입장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도전을 주어 감사하다”고 밝힌다.

에드워즈는 이 책을 집필하기 전 스토트의 저서와 논문을 섭렵했다. 스토트는 에드워즈의 사소한 지적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꼼꼼하게 답한다. 서로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닌 ‘알아가기 위해’ 시작한 대화가 주는 유익을 맛볼 수 있다. 영국에서 첫 발간된 지 22년만에 한국에서 번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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