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최태용 기념강좌에서 박정신 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 베리타스 |
“최태용 목사가 지금 살아 돌아온다면 한국교회에 참 할 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에 예속화된 영성, 기복적인 영성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5일 늦은 오후 서울복음교회에선 교단창립 73주년을 기념해 연례행사인 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초대감독 최태용 목사 제3회 기념강좌가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박정신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는 한국교회의 영성 담론이 경제주의에 매몰된 영성 그리고 현세 기복신앙을 부추기는 천박한 영성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고, 최태용 목사의 영성 운동을 재조명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1920년대 당시 한국교회의 영성 운동의 흐름이 ▲계속되는 해외 교회들의 지원 속에 길들여진 자본주의에 예속화된 영성 ▲김익두 목사를 중심으로 한 치유 그리고 부흥 집회 등의 기복 신앙적 영성으로 나눠져 있었다고 설명했고, 이 같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조선에 적합한 새로운 영성 흐름을 만든 사람이 최태용 목사라고 말했다.
박정신 교수는 “(최태용 목사의 영성은)서양의 것을 가져온 것이 아니며, 자본주의에 예속화 된 성공적 영성도 아니었다. 그것을 넘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영성이었다”고 했다. 지금 우리가 교회의 예배나 집회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축복 영성 그리고 기복 영성과는 전혀 다른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독창적 영성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박정신 교수는 “최태용 목사가 다시 돌아온다면, 경제주의에 매몰된 한국교회를 질타할 것이며 잘못된 기복 신앙에도 쓴소리를 던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신 교수는 특히 기복신앙을 조장하는 모 교회 부흥사를 예로 들어 “아멘, 할렐루야!”하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고백이 다문화, 다원화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영성 운동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한국교회엔 축복영성과 기복영성이 한 데 어우러져 혼합 영성이 나오기도 했는데 박 교수는 이 또한 한국교회가 경계해야 할 영성의 흐름이라고 지적,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독창적 영성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신학위원회·신학교육원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강좌는 박찬응 목사(신학교육원 교무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윤영진 장로(신학교육원 이사장)의 기도, 전병호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의 축사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