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故 옥한흠 목사를 추모하며…교회 갱신 운동의 앞날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제 17차 열린대화마당 열어

 ▲지난 26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예배실에서 한목협 주최로 제17차 열린대화마당이 열렸다. ⓒ김진한 기자

고 옥한흠 목사가 생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한 교회 갱신 운동. 이 운동을 위해 옥 목사는 12년 전 그와 뜻을 같이하는 신앙의 동지들과 함께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손인웅, 이하 한목협)를 창립했다. 교회 일치와 연합 그리고 갱신 운동에 있어 한목협은 옥 목사가 개척한 사랑의교회를 제외하고는 사역 1순위라 할만큼 중요한 기관이었다.

이 한목협이 지난 26일 오후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예배실에서 ‘한국교회의 일치와 갱신, 그리고 섬김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제 17차 열린대화마당을 열었다. 성공회, 기장, 기감, 예장, 기하성 등 다양한 교단 배경을 가진 목회자들이 참여하는 단체라서 그런지 이날 대화마당의 발제자들 역시 저마다 교파가 달랐다.

기조발제한 기장측 김원배 목사(예닮교회)는 고 옥한흠 목사와의 일화를 소개하며 "새로운 교회상을 찾던 과정에서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만났고 사랑의교회를 탐방하면서 옥한흠 목사님이 지향하는 교회야말로 성경이 말하고 새 시대가 찾는 새로운 교회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그 후 제자훈련 교육에 참여하면서 이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며 "우리 교단에 속한 상당히 많은 목회자들이 제자훈련 교육에 참가하면서 그것을 목회현장에 접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옥 목사가 진보교회측의 초청으로 주제 강사로 나서 진보교회를 향해 일갈한 모습도 회고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고인은 WCC가 평신도를 선교의 주체로 파악한 것은 매우 선구적인 발상이었으나 그들을 의식화만 시켰고 제자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진보교회의 위기가 초래됐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러한 진단은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정확한 지적이었기에 우리를 놀라게 했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고 했다.

재밌는 일화도 하나 덧붙였다. 진보교회가 주최한 모임에서 강연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옥 목사가 어느날 한목협 목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장 목사들은 뿔 달린 사람들로 생각했는데 그 고정관념을 교정하셨다는 것"과 "진보진영에 속한 목사들도 저렇게 교회 갱신을 위해 몸부림치는데 우리는 무엇이냐 하는 생각이 든 것"을 말했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김 목사는 에큐메니컬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 사이의 화해와 일치에서도 고인이 큰 역할을 했음을 되새겼다. 그는 "낡은 고정관념의 틀에 사로잡혀 서로 만날 수 없었던 에큐메니컬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이 서로 만나 서로가 가진 은사와 경험들을 나누면서 교회다운 교회를 향한 행진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며 "당시 우리를 가슴 뭉클하게 했던 표어는 열린 보수와 열린 진보의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목사가 기조발제 후 일치, 갱신, 섬김 등을 주제로 한 발제가 이어졌다.

‘일치’를 주제로 고신측 이성구 목사(구포제일교회)는 "(WCC를 두고) 한국교회는 전에 없이 확연하게 둘로 나눠진 입장을 보이며 분열현상을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세계교회의 연합을 도모하기 위한 기구의 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면서 오히려 한국교회의 분열을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며 교회 일치의 미래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했다.

‘갱신’을 주제로 발표한 기감측 김고광 목사(수표교교회)는 "오늘 한국교회, 특히 목회자들에게 있어 가장 절실한 문제가 갱신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공개적인 회개에 뒤따르는 구체적 갱신의 실천이 없었던 지금까지의 자세르 가지고는 우리 자신의 갱신을 이룰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사회를 향한 새로운 비전과 책임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급히 갱신해야 할 과제를 꼽은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목회자의 교회 사유화와 이에 따른 목회 세습 △일반사회에서 통용되는 경영학적 방식으로 목회의 성공을 가늠하는 잘못된 가치관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이 사회의 지도층이요 지배적인 종교라는 잘못된 의식 △무자격 신학교의 난립과 목회자 자질 저하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섬김’을 주제로 합동측 이근수 목사(홍성교회)는 "다양화, 전문화되는 섬김의 현장 속에서 한국교회의 섬김 또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며 "고통과 상실로 눈물을 흘리는 이들과 함께 슬퍼하시며 민망해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이 시대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해야 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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