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서재일 목사, 이하 기장)가 16일 오후 1시 대전교회에서 열린 ‘남북관계 회복과 대북정책 전환을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현 시국에 대한 기장측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장측은 “우리 교단은 문익환 목사를 비롯한 많은 평화 운동가와 통일 활동가들을 배출한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기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데 대해 깊이 우려하게 됐다”며 성명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장측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우리의 당부’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반북성향 민간단체들, 북측 당국자들, 한국교회와 기장 성도들에게 각각 교단의 뜻을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서는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은 우리 시대의 민족적 과제이며 동시에 이념의 문제를 넘어서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이 나라의 살 길이기도 한다”며 “일찍이 대통령이 표방한 바 있는 실용주의 관점에서도 남북 간의 극단적 대립은 아무 유익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정권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과거 남북 당국이 합의한 제반 선언과 합의서는 존중되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6.15 선언과 10.4 선언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장측은 성명서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일부 지지층의 요구가 아니라 전 국민적 요구에 귀 기울여 지난 10년간 공들여 쌓아온 민족화해와 협력의 성과를 존중하고 더욱 발전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하는 반북성향 단체에도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기장측은 “우리는 여러분의 상처받은 마음과 북녘동포들의 인권에 대한 진심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러차 최근 북측에서 여러분의 대북 전단 살포 때문에 남북 교류와 협력을 차단하는 ‘12.1 조치’를 실행하게 된 점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 “설령 여러분의 행동이 각자의 양심과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결과적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킨다면 이제는 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죽기 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북녘 가족과 의 재회를 간절히 기다려 온 수백만 실향민들의 눈물을 가슴 깊이 살펴서 대북 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해 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도 북측 당국자들에 대해 “북측 당국자들도 보수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집권한 남측 새 정부와의 대화에 인내심을 갖고 임해 주길 바란다”며 “특히 위험을 무릅쓰고 개성공단에 투자했던 중소 기업인들의 고통을 헤아려 하루빨리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명서 말미에는 “이제 한국교회와 기장 교단의 모든 성도들은 점점 닫혀가는 남북관계에 시온의 대로를 열기 위해 뜨거운 믿음과 열정으로 기도해야 한다”며 “그리하여 우리 민족이 지역, 계층, 이념을 초월해 일치에 이르도록 온 정성과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