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한국불교는 삼국시대부터 1,700년간 우리민족의 역사문화와 함께 해왔습니다. 마찬가지로 18세기 이후 서양종교의 유입에 따른 다종교사회를 수용하고 공존하는 가운데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다종교 다문화 다인종 사회이지만 종교 갈등이 가장 적은 국가로 세계의 모범이라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연기적 입장에서 세상을 보는 불교의 교리와 불교도들의 관용과 포용적인 세계관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세계사 속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전쟁과 살상이 수없이 벌어졌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죄악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도 이러한 종교 갈등이 노골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개신교계의 불교폄하와 훼불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민정부(김영삼 대통령) 당시의 수많은 불상훼손과 사찰 방화사건 등 훼불사건들을 있지 않고 있습니다. 한동안 뜸하던 각종훼불사건들이 현 이명박 정부 들어서 또 다시 빈번해 지고 있는 불교폄하와 훼불 사건의 강도가 도를 넘고 있는 것에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현 정부의 중립적이지 못한 종교적 시각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봉은사 땅밟기, 동화사 땅밟기, 정상적인 법절차에 따라 국민들에게 고시까지 된 울산역(통도사) 명칭이 갑자기 변경된 사건, 대구지하철 참사를 불교 탓으로 돌리며, 공개적으로 수천명이 모여서 “사찰이 무너져라” 기도하고, 국가의 문화 브랜드로 해외 홍보를 하던 정부를 압박하여 템플스테이의 지원을 저지 하는 등 개신교계의 상식을 넘어선 행동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기독교는 선이고 타종교는 악이라는 망상, 불교와 민족전통문화를 우상숭배라며 척결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행위는 반민족, 반지성, 반이성적인 사회적 범죄행위입니다. 개신교는 영적전쟁을 선포했지만, 우리 불교는 우리 모두 상생 공존하는 종교평화를 간절히 원합니다.
또한 우리는 다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인내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인내도 한계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우리들의 인내를 더 이상 시험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국불교계는 사회통합과 종교평화를 위협하는 엄중한 현실 앞에서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 한국불교계는 2008년도 서울시청 앞에서 20만 불자들이 모여 결의했듯이 우리사회 종교평화를 위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국민들께 종교평화 ·종교자유의 길에 모두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위해 노력해온 7대종교 협력기구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 종교계 지도자들은 “종교인 평화 선언과 종교인 윤리규범‘을 마련하고, 국민들 앞에 선언하여 종교인으로서 위의를 갖출 것을 촉구합니다.
-. 종교평화는 사회통합의 핵심이며, 선진국으로 가는 기본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국민분열과 사회갈등을 조장하는 일부 종교인의 행위를 법으로 제한하는 (가칭)“종교평화 윤리법” 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불기 2554(2010)년 11월 2일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