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신학은 중심에 선 신학” VS “그럼 다른 신학은?”
12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제12회 소망신학포럼(주최 장신대 연구지원처)에서는 ‘장신신학’의 정체성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장신대에서 근무하는 신옥수 교수는 장신대의 신학이 “중심에 선 신학”을 지향한다고 말했고, 한신대 김애영 교수는 “그럼 장신 이외의 신학은 변두리 신학이라는 말이냐”며 반박했다.
복음주의신학과 에큐메니컬신학을 동시에 표방하는 이른바 ‘장신신학’은 이도 저도 아닌 ‘회색 신학’이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반대로, 균형을 유지한 통전적 신학이라는 호평도 존재했다. 신옥수 교수는 호평을 발전시켜서 “‘중심에 서는 신학으로서 장신신학’이라 함은 1960년대 후반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9년 예장 합동 측과의 분열 이후 1961년 정식 학교명이 ‘대한예수교장로회신학대학’이 되어 광나루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으며 이후 장신 고유의 학풍이 조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969년 계일승 학장은 장신대의 신학적 입장을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한 보수신학 견지’라고 천명했고, 이후 이종성 학장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기초한 개혁주의 전통과 에큐메니컬 노선에 근거한 성서적 복음주의라고 주창한 바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1981년에는 김이태에 의해 “장신신학의 좌표가 제시” 됐는데, 그는 이때 장신신학의 기본방향을 “가(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에 서는 신학으로 규정”했다. 이후 김이태의 주장은 이종성, 이수영, 김명용, 현요한 등에 의해 심화, 발전됐으며 ‘중심에 선 신학’ 개념은 ‘통전적 신학’ 개념과 만나게 됐다.
신 교수는 이러한 장신신학이 “자신만의 정확한 위치가 없기 때문에 기회주의적이고 우왕좌왕하는 신학이라고 비판 받기도 했”으나, “장신신학은 회색주의 신학이나 혼합주의 신학이 아니다. 오히려 성서의 다양성과 통일성을 포괄하는 신학으로서, 현대의 다양한 도전에 성실히 응답할 수 있는 중요한 신학적 방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교수의 발제에 대해 김애영 교수는 “장신의 ‘중심의 신학’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 장신 이외의 신학들이란 변두리 신학”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표했다. “묘한 독단이 느껴진다”고도 말했다.
또 신 교수가 제시한 장신신학이 “과연 장신 고유의 신학일까” 질문하며 “20세기 신학논쟁에서는 자유주의와 근본주의의 두 극단을 피하려는 몇 가지 새로운 신학-신정통주의운동, 신복음주의, 종말론적 신학 등-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개혁전통에 서 있으면서도 새로운 신학에 개방적인 입장을 취해온 북미의 주류 개신교의 중용적 시각과 유사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또 장신대가 자신들의 신학을 중심신학으로 자처한다면, 장신신학의 입장에서 이단적이라고까지 지칭할 수 있는 한국의 타 신학·타 교단과의 에큐메니컬 협력은 어떻게 되는 것인 것 묻고, “과연 그들과 에큐메니컬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을까?”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