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거제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

거제울림교회 김정운 목사 편

본지는 계간지 『말씀과 교회』 가을호의 목회연구위원회 특집 편을 기장신학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싣는다. 역동적인 교회 목회 현장을 생명, 꿈, 말씀, 지역사회 등등 다양한 테마로 엮어 낸 이 글이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도모하는 이들에게 모범적인 목회 사례로 제시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거제 울림교회 창립

 

거제 울림교회는 경남노회 거제시찰 소속 6개 교회가 거제 선교 110주년 되는 해에 세우기로 결의하고 10년간을 준비한 끝에 2005년 12월에 창립한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이다. 제1대 목사로 부임한 김정운 목사는 100주년 기념교회에 대한 계획이 처음 말해지던 십 수 년 전에 거제 옥포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시무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원래 개척교회 출신이라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교회개척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자신이 기독교교육을 전공했고, 또 음악을 따로 공부하기도 했으니까 규모 있는 교회의 교육목사를 꿈꾸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당시 그는 교회개척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거제를 떠나고 정확히 십년 뒤에, 그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교회개척을 하기 위해 거제에 다시 오게 되었다. 사실 그가 10년 전 옥포교회를 떠날 때, 주변의 선배 목회자들 가운데는 그에게 거제에 남아 교회를 개척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는 분들이 계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만약 기념교회가 세워지고 자신이 올 수만 있다면, 그때는 두말 하지 않고 한번 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거제를 떠났다고 했다. 그동안 거제시찰의 여섯 교회들은 헌금을 모아 땅을 사고, 다시 그 땅을 팔고 다른 땅을 매입하면서 차익을 남기는 식으로 100주년 기념교회 건축계획을 내실 있게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 2억 원의 기금이 마련되었고, 이 소식을 옥포교회의 장로님이 그에게 전해주었다. 그는 예전의 약속대로 기념교회 개척에 뛰어들었다. 일단 그는 그 기금으로 사택과 새로운 부지를 구입하고, 2005년 12월 4일 창립예배를 드렸다.

처음 1년은 인근 박물관 건물을 빌려서 예배드리고, 다음 2년간은 학원에서 예배를 드렸다. 비록 교회당 건물을 따로 마련하지는 못했을 지라도, 개척한지 4년째가 되는 2009년에는 재정적으로 자립을 했다. 첫째 해는 목사 사례비를 거제시찰에서 매달 70만원을 지원받고, 다음해는 50만원, 그 다음해에는 3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4년째 되던 해에, 교인들이 우리 목사를 우리가 부양해야지 하면서 시찰회나 옥포교회에서 오는 모든 지원을 다 끊었다는 것이다. 교회예산도 빠르게 증액되었다. 3년째 되는 해에는 9,000만원의 예산을 세웠는데, 결산을 해보니 1억 3천만 원이나 되었다. 그는 이제 1, 2년만 잘 지내면, 교회당 건축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창립 당시에 구입한 교회당 부지는 약간 외진 곳에 있어서 팔고 시내 쪽의 부지를 구입할 예정인데, 그 동안 땅값이 많이 올라서 좋은 지역의 좀 더 큰 평수의 부지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거제 울림교회의 창립정신

 

김목사는 교회당 없이 지내느라 고생하고, 또 형편상 학원에서 십자가도 없이 예배드린다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상한 교회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교인들에게는 언제나 다음의 두 가지 사실을 강조했다고 한다. 첫째, 울림교회는 여느 다른 교회들과 달리 여섯 교회의 교인들이 연합하여 세웠다는 것이고, 둘째는 거제선교 100주년 기념교회로 세워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 두 가지가 울림교회의 창립정신이며, 이는 우리 교회가 기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교인들에게 말한다고 했다. 그러나 교인들 가운데 일부 고신, 합동, 통합 출신 교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초신자들이었던 그들이 기장이 다른 교단들과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차츰 그가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울림교회 교인이라는 것에 긍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선교하는 교회

거제도는 이른바 ‘뜨내기’들이 많은 지역이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타지에서 왔다가 벌이가 안 되면 미련 없이 떠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타지에서 이사와 정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목사는 그런 사람들을 100명 넘게 전도했는데, 절반 이상이 그렇게 떠나고 지금 4-50명 정도 정착했다고 한다. 현재 출석교인은 한 40명 정도 되며, 약 50명 정도가 돌아가면서 오간다고 했다.

그는 울림교회의 모토가 ‘선교하는 교회’라고 소개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울림교회가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로 세워졌으니까, 선교에 교회의 모든 역량을 투자하는 교회가 되자고 한다고 했다. 현재 거제 인구는 약24만명이며, 그 중 기독교인들은 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교인들에게 통계수치를 인용하면서 24만명 가운데 10%, 즉 2만 4천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불신자이다, 우리는 불신자를 전도하는 교회라고 강조했고, 그래서 교인들은 그렇게 알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1차년도부터 매달 70만원을 선교비로 지출하고, 2009년에는 2,000만원을 선교비로 책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장차 교회예산의 70%를 선교비로 지출하는 전주 안디옥교회보다 10%가 더 많은 80%를 선교비로 지출하자고 교인들과 약속했다고 한다. 그는 개척교회의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이 자신의 목회비전과 계획에 잘 따라주는 것이 감사하다고 한다.

울림교회가 이렇게 선교에 관심을 갖고 교회 재정의 절반 이상을 선교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보면서, 주변의 다른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 울림교회에 나오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에게 당신 교회가 좋은 데, 왜 오려고 하느냐고 말하면서 돌려보낸다고 했다. 혹 같은 지역의 다른 교회에서 오겠다고 고집하는 사람에게는 그 교회 목사에게 가서 자신이 갖고 있는 선교적인 비전 때문에 울림교회에 가겠다는 것을 허락받고 오라고 한다고 했다.

구제하는 교회

 

그는 또 하나의 울림교회의 모토는 ‘구제하는 교회’라고 말한다. 그는 창립당시부터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울까 생각하다가 교회 옆에 초등학교가 있는 것을 감안해서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교인들에게는 이왕 도와줄 거면 좀 구체적으로,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자립할 때까지 도와주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울림교회가 거제선교 100주년 기념교회로 세워진 것처럼, 그와 같은 교회를 이곳저곳에 세울 꿈이 있다고 말한다.

알파코스

그는 ‘알파코스’가 초신자들이 많은 울림교회의 사정에 매우 적합한 신앙훈련과정이었다고 술회한다. 그러나 그는 교회당이 없이 학원을 빌려서 예배를 드려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택에서 수요예배를 알파로 대신했고, 얼마 후에는 교인 가운데 은혜를 받은 한 분이 큰 집을 구입하고 장소를 제공해주어서 그 집에서 2년간 계속했다고 한다. 현재는 교인들이 많아져 수요예배는 성경공부를 하든지 기도회를 하고, 목요 알파로 넘어갔다고 한다. 울림교회가 머지않은 장래에 아름다운 교회당을 건축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지역사회에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루어가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새로운 성전을 계약하고

4년 6개월을 엎드려 기도하던 김목사는 드디어 하나님의 성전건축의 허락을 받았다.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교회, 얼마  전 거제시 보건소 주위 신도시 진입 입구에 새로운 성전을 계약한 것이다. 이곳은 이상하게도 교회가 없는 지역이다. 아파트도 많고 사람들도 많이 사는데 오래전부터 교회가 없는 이곳에 거제선교 100주년 기념교회가 세워진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 수밖에 없다. 텃새도 심하고 땅값도 비싸 개척교회가 들어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터라 수만이 주거하는 이곳은 그동안 군부대교회 하나만 있었다. 예배당이 없어 길을 지나다가 공사현장만 보면 부러웠다는 김목사, 빔이 올라가는 건설현장만 보면 우리 교회는 언제 건축됩니까? 라고 늘 기도했던 김목사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거제선교 100년을 위해 성전을 허락하신 것이다.

혹자는 거제도 지도를 펴고 중심을 찍어보면 지금 계약한 교회가 위치한 자리란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위해 거제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인 거제울림교회를 세우시고 오늘도 역사의 현장에서 영광받고 계시다.

올 7월에 입당하고 조금 추스려서 가을쯤 초대하여 입당예배를 드린다고 하니 그때 나도 거제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인 거제울림교회로 발길을 돌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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