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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4대강 토목 공사에 대한 수도자들의 입장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 놓았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신명기 30,19)]

(한국 교회의 각 수도회 장상들은 지난 11월 3-4일 함께 모여 “현 정부 주도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수도자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장상들은 사업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설명을 경청하였고 조별 나눔과 전체 결의를 통해서 협의회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생명을 경시하는 낙태, 자살 그리고 문제 해결책으로 이용되는 전쟁, 테러, 폭력과 같은 ‘죽음의 문화’에 직면해 있다. 뿐만 아니라 천연자원과 환경의 무절제한 남용으로 창조의 완전성을 파괴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정부의 주도로 경제적인 이익과 수량(水量)확보, 홍수조절과 수질개선을 이유로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강줄기를 인위적으로 바꾸어 콘크리트제방을 쌓고, 강바닥을 파내어 댐과 같은 규모의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진행 중이다.

우리 수도자들은 많은 논란과 문제점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을 ‘자연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토건 사업’이라고 규정하며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이 사업은 근본적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의 다른 모든 것은 희생할 수 있다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가치관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더욱 더 많은 물을 소비하도록 욕망을 자극하여 소비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반면에 하느님의 창조물과 타인의 생명을 배려하는 가치관을 파괴하고 있어 앞으로 이 사회에 줄 충격은 매우 크다 할 것이다. 이 토건 사업이 우리 사회에 줄 정신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피해 또한 매우 크다. 당장 물을 막고 강바닥을 파내면서 뭇 생명들이 자신의 삶의 자리를 빼앗기고 죽어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농민들, 환경과 생태계 파괴로 기후변화가 악화되어 영향을 받을 우리들, 뿐만 아니라 당장의 보상으로 어느 정도의 금전을 챙겼지만 정작 타인과의 관계 단절로 고통을 받아야 할 소수의 이득자들도 그 피해 당사자이다. 그리고 부끄럽게도 앞으로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해야하는 우리의 후손들과 다른 생명들도 그 피해자이다.

환경을 배려하는 것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 인간들 서로 간의 관계 그리고 피조물들과 맺는 관계에 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우리 수도자들은 환경에 대한 배려는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하느님을 사랑하는 행위의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부에 자연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국민적 동의를 거치는 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앞으로 4대강 토건 사업으로 죽어가고 상처입고 쫓겨나는 생명들과 피해자들과 그 아픔을 나눌 것이며 4대강 토건 사업을 저지하려는 뜻을 가진 사람들과 단체들과 연대할 것이다. 

2010년 11월 4일
한국 남자 수도회/사도 생활단 장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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