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기총 기획단이 주최한 포럼 ‘20세기 한기총과 21세기 한기총’에서 강연하고 있는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 ⓒ김진한 기자 |
아직까지 한기총의 WCC 부산 총회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일부 회원 교단들의 조직적인 WCC 반대 운동이 향후 한기총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박 교수의 견해였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는 "그렇다고 NCCK에서 WCC 총회에 참여하라고 종용하는 것도 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달갑지 않다"며 "참석하고 안하고는 한기총 회원 교단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포럼의 네번째 세션 ‘한기총과 한국교회: 한기총 정책들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제를 한 박 교수는 한기총의 정책을 NCCK와 비교하며 평가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 보수에서 바라 본 진보 기독교의 평가를 듣고자 하는 진보 기독 인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신대 전 신학대학원장 김윤규 교수 등이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박 교수는 21세기 NCCK가 대사회적 문제인 인권, 환경 문제에 집중한 반면, 한기총은 도덕성 회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박 교수는 "대사회적인 대대적인 봉사활동을 펼친 한기총의 정책은 도덕성 회복이 한기총 내 중요한 정책적 과제임을 보여준다"면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시도 자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또 NCCK와 한기총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대북 정책에 관해서는 NCCK가 통일 운동에 많은 참여를 한 반면, 한기총은 북한 선교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대북 지원 활동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한기총의 초창기 멤버 70%로 이북 출신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북한 선교 열정은 대단했고, 이런 열정이 한기총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기총의 북한 선교 정책으로 △북한 교회 재건 운동 △우리 민족 서로 돕기 운동 △탈북자 돕기 운동 등을 들었다.
한편, 노무현 정권을 전후로 한기총의 대표성이 강화되었다며 "한국교회를 대표해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 매김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를 대변하는 공교회 기구의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였다. 그러면서도 정치에 맛을 들인 일부 목회자들을 우려했다.
20세기 그리고 21세기 한기총의 정책을 대체로 우호적인 관점에서 조명한 박 교수는 그러나 한기총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 특히 정교분리를 외치면서도 정권과 결탁하려는 경향 그리고 교단정치, 개교회주의, 목회자의 자질 부족으로 이어지는 보수교회의 고질적 병폐들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내게 했다.
더구나 한기총이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명실상부한 연합기구’(정관사항)라는 설립 취지로 1989년 창립됐으나 명백히 우로 치우쳐 보수 교회들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에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논찬을 맡은 감리교신학대학교 이후정 교수가 이처럼 게토화 되고 있는 한기총에 "한기총이 외부로도 눈을 돌려 NCCK와 그외의 단체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연대를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