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삭개오 작은교회] 왜 그럴듯한 원망과 항변이 기각되는가?

2010년 11월 14일 설교자 김경재 목사

성경본문

(마20:8~16;25:41~46)

설교문

1. 예수께서 들려주신 마지막 심판 때의 판정기준 설화(마25장)와 포도원 품삯 지불설화(마20장)는 생각해보면 볼수록 깊은 복음의 본질적 메시지를 말해 준다. 최후심판 기준에 관한 말씀 속에서, 기독교 복음은 무엇인가를 선포하는 혁명적 진리를 듣는다. 상식적인 인류의 종교사에서 듣는 진리주장을 뒤집어 버린다. 인간구원 조건은 특정종교나 교리가 아니라는 선포이다. 오직“지극히 작은 자에게 조건 없는 자비와 긍휼을 베풀었는가?”의 실천적 삶의 문제라는 것이다.“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임금(하나님)께 행한 것이다.”

2. 양과 염소는 함께 자란다. 그러나 양과 염소를 구별하듯이 하나님은 왼쪽과 오른쪽에 두 부류의 사람을 구별하겠다는 것이다. 왼편부류의 사람들이 항변하였다. 그들은 악인이 아니었다. 선하게 살아보려고 애썼던 종교인들일 수 있고, 모범시민일 수도 있다. 기회가 주어질 땐 기부금 모금에도 동참했고, 헌금으로 내면서 교회의 구호사업에도 참여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엔 그만하면‘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살아온 셈이였다. 그런데, 임금은 그럴듯한 항변과 원망을 수납하여 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시혜로서, 동정심으로서, 부자가 거지 나사로에게 빵조각을 던져주듯이 했기 때문일까?

3. 요즘 우리사회에서 사회적 공정성(公正性) 주제가 사회정치문제로 떠오르고, 정의(正義)가 무엇인가라는 새로운 질문 앞에서‘포도원 품삯 지불이야기’(마20장)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침부터 와서 더위를 견디며 하루종일 일한 일꾼과 해질 무렵 포도원에 들어와 겨우 1~2시간 일한 사람에게 동일한 품삯을 지불한 주인의 처사는‘공정성’에 어긋나고, 사회‘정의’질서를 혼란케 하는 결정이라고 생각이 언뜻 든다. 그러나, 공정성과 정의를 누구의 관점에서, 어떤 사회적 상황맥락에서 기준설정을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거나, 사회적 기득권에 들어선 자리에서 보면 그럴듯한 원망과 항변이다.

4. 포도원 주인은 당시 날품팔이 노동자가 식구를 부양할 최소 품삯을 1데나리온으로 설정하고, 품꾼에게 그 품삯을 약속했다. 오후 늦게 들어온 품꾼은 게을러서가 아니라 채용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늦게 들어온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하루 날품팔이 일감을 구하지 못한 그 절박한 자리에서 주인은 생각했다.‘G20세계정상지도자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11월 11~12일). 그 시간 아프리카 수단 톤즈 마을에서 8년간 의료봉사하고 갑자기 선종(2010년 1월)한 한국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48세)의 의료선교 다큐멘터리‘울지마, 톤즈’가 상영되었다. 두 사건 중 어느 것이 우리의 마음을 더 울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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