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목회서신] 한국교회에 드리는 목회서신(NCCK 김영주 총무)

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
 

“ 어미가 자식을 달래듯이 내가 너희를 위로하리니 너희가 예루살렘에서 위로를 받으리라. ” (이사야 66:13)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시는 메시아를 기다리는 대림절에 우리 주님의 은총이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차분히 한해를 마무리하며 경외와 설렘으로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시기에 안타깝게도 우리는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후 남북 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지만,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처럼 민간인 지역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세계는 경악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포격으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중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부상자들, 지금도 삶의 터전을 잃고 두려움 속에서 절망하는 연평도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겨울 햇살처럼 내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혼돈의 시대에, 메시아의 도래를 선포한 세례자 요한처럼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한 마음으로 이 땅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1. 메시아의 평화는 힘이 아니라 믿음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번 사건의 목적이 북측 내부의 정치적 이유이든지 또는 대남 · 대미 관계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 위함이든지 그 어떤 것으로도 힘으로 목적을 이루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민간인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세계의 규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북측이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한반도 통일에 나서기를 촉구하며 기도합니다. 동시에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군사적 분쟁이 발생했던 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여 상대를 자극하고 힘을 과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평화적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남북 모두 평화를 이루기 위해 무력에 의존하는 이상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은 현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메시아의 평화는 힘이 아니라 믿음으로만 가능합니다. 한국교회는 남북 사이에 믿음의 토대가 형성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남북은 모두 상대방에 의한 무력 통일에 대해 의구심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상대방에게 믿을 수 있는 행위를 먼저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이상 신뢰관계는 진전되지 않습니다. 불신과 단절의 현실에서 더 자주, 더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하고 교류할 때 신뢰의 기초를 쌓을 수 있습니다. 평화에 이르는 길은 없습니다. 평화가 곧 길입니다. 남북 모두 힘의 유혹을 단호히 배격하고 각종 주제의 대화와 각계각층의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국 교회가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 성령은 우리에게 절제를 요구하십니다.
 
극단적 갈등과 살상 앞에서 온 나라의 감정이 격앙되고 있습니다. 즉각 보복, 몇 배로 응징, 확전 강행, 첨단 무기 확충 등의 언사가 넘치고 있습니다. 주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그것은 곧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임에도 고양된 감정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은 끔찍하며 무엇보다도 한반도를 전장으로 만드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합니다. 우리는 이미 한국전쟁을 통해 이 사실을 뼈아프게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번 포격의 희생자와 유족, 연평도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감정과 분노를 충분히 이해하며 우리도 사실 아픈 가슴을 제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엄청난 혼란과 쓰라린 아픔의 시기일수록 성령이 인도하시는 절제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분노와 감정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이러한 시련 속에 담아두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겸허히 성령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진정 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대북 포용정책과 최근 3년간 변화된 강경정책 중 어느 것이 평화에 더 효과적인지, 남북 최고 당국자가 합의한 기념비적인 6.15선언과 10.4 선언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평화협정을 어떻게 체결해야 하는지, 평화를 위한 정치 · 경제 · 시민사회 · 종교계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신중하고도 깊이 있게 논의하고 합리적 의견을 모으는 사회 분위기를 한국교회가 만들어갈 때 평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모든 감정과 분노를 절제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벌어지는 어떤 사건도 하나님과 무관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참새 한 마리에도 하나님의 뜻이 관철되고 있음을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3. 한반도 평화를 위해 세계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충돌은 결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시아의 평화, 세계 경제와 질서의 재편과 깊숙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남북의 충돌은 이미 세계사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입니다. 긴급 뉴스로 전 세계에 타전된 이번 연평도 포격 사건은 세계 교회에도 심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 등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위로와 격려 , 그리고 기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모두 하나입니다. 하나님은 세계 곳곳의 교회를 통해 성령의 사역을 일으키고 이어가십니다. 모든 교회는 역사와 구조가 다르다 해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 등의 어려운 고비마다 세계교회의 기도와 협력을 받아왔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로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에 비해 놀랍게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한국교회를 이룩하는데 뜨겁게 기도하고 연대한 세계교회에 감사하며, 세계교회가 하나임을 증언합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는 시련과 핍박 가운데 선교하는 제3세계의 많은 교회가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들과 연대하며 기도의 끈을 굳게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먼 동북아시아의 한반도에 대한 세계교회의 기도와 연대가 어떻게 한반도에서 평화의 열매를 맺었는지 고백하며 세계 곳곳의 갈등현장에 그리스도의 평화를 선언해야 합니다. 이것이 에큐메니컬 선교입니다.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 !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인 뜻 깊은 해입니다. 분열과 대립은 곧 공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우리는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다짐합니다. 우리는 오늘 남북의 대립이 첨예화되는 현실을 목도하며 함께 아파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주님의 오심을 고대하는 대망의 시기입니다. 오늘 한반도 그리스도인의 운명은 대립의 근원인 분단의 십자가를 메고 주님을 따르는 것이며, 그 십자가의 길 속에 놓여있는 부활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신앙인의 행복을 이렇게 노래하셨습니다. “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마태 5:8) ”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우리 주님의 평화가 어둠속에서도 메시아를 기다리는 한국교회에 가득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10년 11월 29일 대림절 첫째 주간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김 영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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