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팔레스타인 평화 외친 ‘카이로스 문서’에 한국교회 관심 가져야”

 

지구상 가장 끔찍한 분쟁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이 분쟁은 총격과 포탄을 동반하며 수많은 민간인을 사지로 내몰고 그들의 생활 현장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다. 그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몸부림으로, 팔레스타인 기독교 지도자들은 2009년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주선 하에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문서’(Kairos Palestine Document)라는 것을 만들어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호소한 바 있다.

이 문서는 이슬람과 유대교의 분쟁이기도 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서 기독교의 입장을 ‘평화주의적’ 입장에서 표명한 대표적인 문서로서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아왔으나, 국제문제에 대응이 느린 편인 한국교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최영실 교수는 “(한국교회가) 카이로스 문서의 내용을 신학적으로 규명하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를 위해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세계교회협의회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요청한 일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은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3일 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주최로 심포지엄을 열고 카이로스 문서에 대한 신학적 해석을 시도했다. 발표는 임희숙 교수(성공회대 겸임)와 윤소정 교수(성공회대 외래)가 맡았다.

임희숙 교수는 카이로스 문서에 대한 기본적 지지와 함께, 문서가 제시한 몇 가지 실천과제에 대한 호응을 강조했다. 그는 카이로스 문서가 “불의한 현실과 관계된 세력에 대한 ‘불매운동’과 ‘경제적 제재’를 하나의 비폭력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물질주의의 횡포가 전지구적으로 일상화된 소비문화의 시대에 적절한 과제”라고 평하고, 이러한 저항운동에의 참여를 강조했다.

또 카이로스 문서가 근본주의적 멘탈리티에 대한 경계를 표한 것과 관련,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근본주의 운동과 근본주의 신학을 극복하는 일은 또 하나의 중요한 저항 방식”이라고 피력했다.

또 문서가 ‘평화와 안전 가운데 함께 미래를 건설할 수 있음을 선포하는 새로운 교육’을 강조한 데 동감하며, “주어진 권위에 복종하도록 길들이는 교육”에서 벗어나 “복종에의 강요에 자율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말했다.

윤소정 교수 또한 문서에 대한 지지와 함께, 문서가 지향하는 ‘비폭력 저항’에 대한 고찰을 심화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은 이스라엘 측이 미국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는 배경으로 인하여 “미국이 설정해 놓은 전방에서 대립하는 일종의 괴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고, 이같이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억압하고 약한 자는 억압에 신음하는 국제질서” 속에서도 크리스천은 카이로스 문서에서 주장하듯 “비폭력 저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중동전문가 홍미정 건국대 교수가 시오니즘의 이면에 대해서, 최영실 교수가 팔레스타인에 다녀온 경험에 대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문서
2009년 12월 11일 베들레헴에서 발표된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문서’는, 1980년대 중반 남아프리카에서 인종차별 정책에 대항하는 도구가 되었던 ‘South Africa Kairos 문서’와 유사한 팔레스타인 크리스천들의 선언이다. 문서는 이스라엘이 무단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죄라고 주장하고,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여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비폭력 저항을 자신들의 입장으로 견지하고 있다.

문서는 팔레스타인에 세워진 분리장벽과 이스라엘 점령촌이 땅을 얼마나 황폐화시키고 있는지 고발하고, 군 검문소에서의 치욕과 종교적 자유의 제한, 비극적인 난민의 처지, 이스라엘 감옥에서 점점 쇠약해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상황을 설명함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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