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에 참여해 온 변진흥 교수(가톨릭대학교 겸임)가 경색돼가는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종교연합(상임대표 박남수) 평화포럼에서다.
변진흥 교수는 연평도 사건의 심각성부터 언급했다. “연평도 포격으로 인한 전시 상황으로의 회귀는 단순히 정책 변화를 운위하는 차원을 넘어설 심각성을 지닌다.”
또 이 사건은 지금까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애써온 자신을 비롯한 종교인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불러온다고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 정착을 통한 통일·번영의 길을 열어나가는 기본 명제는 당위적인 가치를 지닌다”며 “도발의 비인도성과 그에 대한 보복을 논하는 일반적인 인식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향후 비슷한 도발이 계속될 경우 전면전으로 확산되거나 강대국의 개입으로 “21세기 인류사회에 또 어떤 재앙이 닥칠지” 우려된다며 “단순히 감정적인 증오와 분노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나친 반북 여론의 확산도 우려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북한의 도발->약한 제재, 이후 대화->또 다른 보상으로 이어진 접근법이 잘못됐다는 확신을 대통령이 더욱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우리 사회는 상당기간 일종의 레드 콤플렉스에서 헤어나지 못할 위험이 커 보인다”고 말하고, “연평도 도발로 인한 안보위기의식의 고양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방적인 레드 콤플렉스가 또 다시 우리 사회를 몰아간다면 자칫 20세기를 짓눌렀던 이념의 광풍시대로 회귀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갈등이 더 이상 군사적 대결로 치닫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종교인들에게 “바람직한 사회통합과 균형감각의 회복”의 과제가 요청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