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반생태적 신학, 바로 잡아야”

 

현대 생태사상과 그리스도교 ㅣ 김승혜, 김정욱, 이정배, 전현식, 황종렬 지음 ㅣ 바오로딸 ㅣ 총431쪽 ㅣ 1만 5천원

생태학을 현대의 다양한 사상과 문화에 접목, 발전시키고 있는 씨튼연구원에서 2007년 열린 생태강좌가 책으로 나왔다. 서강대 종교학과 김승혜 명예교수(가톨릭), 연세대 신과대 전현식 교수(개신교) 등 가톨릭과 개신교의 신학자들이 함께 생태문제의 해법을 신학에서 찾았다.

2007년 강좌와 함께 이번 책을 총괄기획한 김승혜 교수는 “중요한 현대 생태사상가들의 사상과 그리스도교 창조사상을 상호 조명했고, 지난 30년간 형성된 과정생태신학, 평화생태신학, 생태여성신학, 우주적 생태신학 등을 대표하는 신학자들을 다루었다”고 책을 소개했다.

신학계에서 ‘생태’가 활발하게 논의된 것은 1967년 역사학자 린 화이트의 논문 <우리 생태학적 위기의 역사적 뿌리>가 발표되면서부터. 화이트는 사람이 생태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종교에 영향 받는다면서, 그리스도교는 인간이 자연을 약탈하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책의 집필자들은 이러한 화이트의 견해에 부분적으로 동조했다. 그리스도교 전체가 반생태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적어도 ‘지금의 신학’은 반생태적이라는 것이다.

이정배 감신대 교수는 그리스도교가 자연을 변형시키려는 노력을 긍정하는 이유를 그리스도교가 생겨난 ‘사막’이라는 환경에서 찾았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자연을 변형시켜야 했고, 따라서 그리스도교는 자연 변형을 위한 이념을 반영하게 되었다. 다만 그리스도교가 “사막과 전혀 다른 풍토인 유럽에 토대를 두면서도 여전히 사막형 에토스를 갖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현식 교수는 그리스도교의 ‘하느님 이미지’를 문제 삼았다. 생태문제는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를 “남성중심적”으로 굳혀온 탓이 크다며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이미지 즉 “만물의 근원적 모체(위대한 자궁)로서의 온전한 하느님을 묘사할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여성생태학자 로즈마리 류터가 남성신을 대표하는 ‘God’과 여성신을 대표하는 ‘Goddess’를 함께 사용할 것을 제안했듯, 새로운 신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황종렬(<가톨릭교회의 생태복음화> 저자) 박사 역시 “인격신관 자체를 비생태적인 것으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비생태적으로 전도시킨 세력의 반하느님성과 반생태성을 정확하게 식별하고 극복해야 한다”며 전 교수에 동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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