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0피트(약 3미터)의 콘크리트 벽이 이라크 교회에 설치된다고 가톨릭계 신문 CNA(Catholic News Agency)가 14일 보도했다. 25일 크리스마스 때 교회에 가는 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라크 정부는 기독교인에 대한 살인과 테러가 크리스마스 때 특히 급증할 것을 우려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원래 이라크 교회들은 크리스마스 때 교회의 홀이나 공원 같은 데서 파티를 열지만, 이라크 교회 지도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마저도 축소될 전망이다.
“모든 곳이 불확실하다. 모든 사람이 ‘다음은 뭔가?'라고 질문하고 있다”고 아르빌의 대주교 바샤르 와르다(Warda)는 전했다. “자포자기한 분위기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크리스마스 의식을 치르겠다고 신자들은 결심하고 있다.”
경찰의 스캐닝 장비를 이용한 검문도 실시될 예정이다.
와르다 대주교는 이 같은 조치가 신자들로 하여금 “마치 군영에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할 것”이라면서도, 안전 강화 프로그램이 정부 주도로 시행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보호벽 설치를 원하는지 여부를 점검했고, 많은 성직자들이 설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이미 겁에 질린 신자들이 위협적인 분위기만 더 느끼게 될 뿐이라며 달가워하지 않았다.
현재 이라크 교회들 사이에서는 지난 10월 바그다드의 한 교회에서 대규모 피살이 일어난 이후로 안전에 대한 회의론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 이후 최소 2,000명이 모술과 바그다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이라크 정부에는 안전을 강화해 달라는 요청이 각지로부터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