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평화의 길을 찾을 때입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셨다.‘오늘 네가 평화의 길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너는 그 길을 보지 못하는구나.’(누가 19:41~42)
평화의 구세주를 기다리는 대림절기에 안타까움과 간절함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불과 한 달 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다수의 민간인과 군인이 희생되었고, 수많은 연평도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긴 채 고통당하는 현실을 목도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여러 차례 심각한 우려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 땅에서 전쟁의 악마적 기운이 확산되며 군사적 충돌이 재발되는 것을 거듭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남·북한 군사적 충돌의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은 서해상에서 또다시 남한 군이 대규모 육·해·공군 합동 전력을 대기시킨 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공표하고 이에 대하여 북한이 즉각 군사적 대응을 공언함으로써 온 국민은 지금 불안과 공포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남한 군의 사격 훈련이 설혹 합법적이고 통상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희생시키는 전쟁의 계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많은 국민들이 매우 염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남·북한의 군사적 기(氣) 싸움은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며 나아가 한반도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올 것입니다. 따라서 전면전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연평도 사격 훈련 강행 방침은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책임져야 할 정부와 군이라면 결코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천하만사에는 다 때가 있습니다(전도서 3:1). 지금은 남·북한 모두 한반도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어떤 오해나 긴장을 일으키는 행위도 자제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남·북은 불필요한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고 양측의 책임자가 민족의 명운을 놓고 진지하게 대화하며 한반도 평화를 담보해야 할 때입니다. 또한 한반도 관련국들은 갈등과 충돌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상생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전 세계 평화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한반도 관련국들은 자국의 정치·군사·경제적 이익을 배제하고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현재의 위기 극복에 협력해주기를 바랍니다.
온 정성을 다해 평화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곳에 구세주는 탄생합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줄 고귀한 이 땅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화를 막고 평화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10년 12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 영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