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힘들지만 가야할 길!
"어둠 속과 죽음의 그늘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빛을 비추게 하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인도하실 것이다." (누가복음 1:79)
평화의 주님을 기쁨으로 맞이하는 성탄의 절기에 우리는 또다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며 탄식하며 호소한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이때에, 다시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강행하며 연평도 주민은 물론 한반도 전체를 전쟁의 위협으로 몰고가는 이명박 정부와 군 책임자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우리 군은 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무리하게 강행하려 하는지 알 수 없다. 북측은 '자위적 타격'을 경고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가 사격훈련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하는 등, 우리 군의 사격훈련이 한반도 안보를 뒤흔들고 있다. 혹시, 이번 사격훈련을 강행하려는 배경에 지난 북측의 포격에 대한 국군 위상의 추락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면 엄청난 시행착오이다.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지난 17일 전화통지문에서 훈련 강행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세계대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소한 자존심과 힘겨루기로 자칫 이번 해상사격훈련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임을 현 정부와 군 당국은 알아야 할 것이며, 이렇게 외길 수순을 밟아 분쟁 위험성을 높이는 것은 정부와 군의 평화관리자로서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또한, 이번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연평도 주민이다. 연평도 현지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사격훈련의 중단을 원하고 있다. 왜 연평도 주민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로 이런 민감한 시기에 무리한 사격훈련을 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금까지 찜질방에서 생활한 주민들은 하루빨리 남북관계가 정상회복 되어 자신들의 삶의 근거지인 연평도로 돌아가 자신이 하던 일을 지속하며 평화로운 생활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이사야2:4, 미가4:3)의 말씀에 따라 평화의 신앙으로 이명박 정부와 군당국에게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호소하는 바이다.
1. 남측은 현재 연평도에서 시행하려는 해상사격훈련을 당장 중지하고, 북측도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군사적 행동을 멈추기 바란다. 향후 남북 모두 군사분계선 근처의 민감한 지역에서 일체의 군사훈련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2. 남북 양측은 특사를 파견하여 한반도의 평화와 서해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3. 10.4 선언에서 제기한 서해의 평화를 담보하는 유일한 길인,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시급히 설치하기 바란다.
4. 한반도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하루속히 6자 회담을 열어 더 이상 남북의 전쟁을 억제하고 긴장을 허물수 있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바란다.
평화의 주로 오시는 예수님은 오늘 우리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기운과 죽음의 그늘을 빛으로 오셔서 비춰주실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하는 생존의 문제이다.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성탄을 맞이하며, 우리는 남과 북의 평화가 이뤄지는 샬롬의 세상을 위해 힘쓰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와 협력해 나갈것이다. 평화로 가는 길은 힘들지만 주님께서 우리의 발을 인도하실 것을 믿고 가야할 길임을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마음 모아 기도한다.
2010년 12월 20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 회 장 김종성
총회총무 배태진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