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가 오는 25일 성탄절에 기독교인들을 공격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ISI는 이집트 콥트교회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무슬림 여성 2명을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성탄절에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지난 10월 바그다드의 한 교회에서 일어난 인질극으로 기독교인 50여 명이 살해된 후, 공포에 못 이겨 안전한 지역으로 대이동을 감행하던 터였다. ISI 는 이 사건 역시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했다.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 북부 키르쿠크와 모술, 남부 바스라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은 매년 드리던 성탄 밤 미사를 취소하고 오전 시간대로 옮기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가정 내 성탄 장식이나 산타 복장도 자제할 것을 신도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이라크 현지의 루이스 사코(Sako) 주교는 “알카에다의 협박에 흔들리지 않을 기독교인은 없다”며 “기쁠 것이 하나 없는 상황에서 성탄을 기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에 의하면 “최근에만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요르단과 레바논 등 인접 국가로 탈출”했을 정도로 현재 이라크 교회 분위기는 살벌하다.
국제 엠네스티는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이라크 기독교인에 대한 각종 공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라크 정보는 기독교인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더욱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