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합기관의 성탄절 메시지의 요지는 ‘평화’였다. 천안함 침몰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를 위해 각 교회 연합기관의 대표들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겼다.
다음은 진보 교회 연합기구 NCCK와 보수 교회 연합기구 한기총의 성탄 메시지 전문.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NCCK 김영주 총무 |
이 땅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우리에게 구원의 기쁨을 전하는 소식이고, 새로운 희망을 주는 소식입니다. 그의 오심은 세대와 계층, 나라와 민족, 성별과 인종,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의 막힌 담을 헐어냄으로 하나님의 평화가 이 땅위에서 이루어지는 놀라운 사건입니다.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갈등과 분열, 대립과 대결, 경쟁과 양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한국사회와 교회가 서로 소통하며 상생하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웃들에게는 따뜻한 사랑과 나눔이 되고, 비정규직, 이주민 노동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되고, 북한의 동포들에게는 위로와 평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천안함 침몰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귀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잃은 연평도 주민들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통해 우리가 참된 평화를 누리고, 이 땅의 아픔을 치유하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담을 허물어 더불어 살아가는 참된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한국사회와 교회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아기예수의 평화가 온 땅에…”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 |
2010년 겨울은 예수님이 탄생하시던 그 때의 베들레헴처럼 혹독하게 추울 것 같습니다. 12월 중순부터 영하 10도로 내려가는 한파가 자주 반복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매섭도록 차가운 바람에 포탄의 공포가 가득 실려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의 신음이 처절하게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정든 고향이자 삶의 터전을 비워두고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과, 천안함과 연평도 부상자와 전사자 유족들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노도와 같이 일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욕심과 미움과 시기로 늘 요동하는 세상이 전쟁과 죽음의 공포로 우리를 떨게 하기 때문입니다.
밤에 밖에서 양떼를 지키던 베들레헴 들판의 목자들에게도 우리의 현실처럼 혹독하게 추웠을 것입니다. 요동하는 세상과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던 목자들에게 전해진 메시지는 베들레헴 마구간에 구주가 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인류 구원의 메시지였습니다. 천사들은 이를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소식은 어떤 도발도 사전에 격퇴하고 커다란 대포와 전폭기로 즉각 보복하겠다는 호언장담 보다는,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이신 아기 예수님의 평화로운 미소가 우리 마음에 실현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베들레헴에 두루 비추었던 것처럼 동토의 땅 북한에까지 충만해지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 때 울려 퍼졌던 천군 천사들의 찬송이 온 세상 온 백성에게 울려 퍼지는 것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
욕심은 죄를 낳고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사랑은 생명을 얻고 영생에 이르게 합니다. 2010년 성탄절을 맞이하여 아기 예수 탄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베푸셨던 평화와 사랑이 한국교회를 비롯하여 온 세상 온 백성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광선 대표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