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불교 사찰 조계사에서 일어난 난입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하는 성명이 기독교 지도자들에 의해 발표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등은 지난 27일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연례 간담회를 갖고 ‘사회 갈등에 대해 그리스도인들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이들은, 지난 22일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경내에 들어가 행패를 부린 사건을 두고 “어떤 단체의 우발적인 행동이 아니라 종교인 전체를 향한 테러”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가 비단 불교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종교의 진리를 떠나 수천 년을 이어온 종교인들의 순수한 신앙 행위가 침범 받은 것”이라며 “어떤 정치적 신념이라도 종교의 순수한 신앙 행위를 침탈해서는 안 된다. 신앙은 우리 종교인들이 순교에 이르면서까지 지키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 거룩한 헌신의 행위”라고 밝혔다.
이들은 “마땅히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들마저 무너뜨리고 마는 이 시대가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며 “폭력의 만행을 경계하는 태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이런 일을 일삼은 단체는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고 속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 서명한 지도자들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김희중 위원장, 정교회 암브로시오스 한국대교구 교구장,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김정서 총회장, 기독교대한감리회 김종훈 감독, 한국기독교장로회 김종성 총회장, 구세군대한본영 박만희사령관, 대한성공회 김근상 의장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전병호 총회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박성배 총회장 등 1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