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초등학교(가칭) 전경 |
이주민자녀의 교육현실이 심각하다.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은 120만명을 넘어섰지만, 취학연령 중 약 40%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학교에서 이주민 자녀를 거부하거나, 학교를 다녀도 한국어 언어능력이 떨어져 학습부진아라는 딱지가 붙기 일쑤다. 교사 1명이 35명의 학생을 지도하는 상황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은 방치된다. 여기에 친구들의 편견과 차별까지 더해지면 아이들은 더 이상의 교육을 포기하고 중도 탈락하게 된다. 부모가 미등록 체류자라도 어린이들은 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은 사람들이 이를 알지 못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이주민들은 자녀를 방치하기도 한다. 부모의 한국어 능력 부족으로 입학과정만 1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사)지구촌사랑나눔(대표 김해성 목사)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수도권 최초의 다문화 학교인 ‘지구촌초등학교(가칭)’를 설립한다. ‘지구촌초등학교’는 한국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그들이 처한 환경을 인지하고 극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갖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언어와 문화 학습에 있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맞춤 특성화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교육 목표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뿐 아니라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함께 수준높은 교육을 실시하여 세계인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지구촌사랑나눔은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위치한 6층 규모, 720평의 학교 건물을 확보하고 내년 3월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이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이들 자녀의 70%가 초등학교 취학연령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내에 이들을 위한 학교는 전무했다. 지구촌초등학교가 개교하면 서울·경기지역 최초의 다문화 초등학교가 된다.
이주민이 집중 분포된 구로구, 영등포구, 금천구, 관악구 일대의 어린이들뿐 아니라 경기지역 학생도 입학이 허용된다.
지구촌초등학교는 정규교과과정에 따라 교육한다. 그러나 교육의 질은 다르다. 학급당 10~15명의 학생을 담임교사가 지도하며, 자원교사를 통해 학생 1명당 교사 1명 이상을 배치할 계획이다. 내년 3월 개교 시점에는 1~4학년까지 학년당 한 반씩 운영된다. 정규 초등학교로 인가받을 예정으로 학교 시설도 인가 기준에 맞추어 개교한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학생 수준에 맞는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은 물론 영어와 모국어 등 다중언어 교육과 다문화 특화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방과 후 학교를 적극 활용. 학부모 및 관련전문가를 청빙해 다중언어교육을 실시하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타문화에 대한 존중의식을 높이기 위한 특화 교육도 실시한다.
다문화 어린이들의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의 음악 특별활동과 미술, 체육, 연극 등의 다양한 예체능 교육을 강화한다.
김해성 대표는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당당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서적 지원까지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지구촌초등학교가 다문화 교육방안을 개발하고 보급하여 올바른 다문화 어린이교육이 정착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구촌사랑나눔은 외국인근로자와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족, 중국동포 등 이주민들의 인권 신장과 복지를 위해 1992년 설립된 인권·선교단체이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이주민의료센터, 다문화복지센터, 이주민 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