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현장 (TV 보도 화면 캡처) |
새해 첫 날부터 이집트에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이를 규탄하는 성명을 같은 날 발표했다.
이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알-키디신 교회 신도들이 신년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빠져나올 때 교회 앞에 서 있던 차량에서 폭발물이 터져 지금까지 21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다쳤다.
세계교회협의회 울라프 트비트 총무는 홈페이지를 통해 “WCC 회원 교회들과 전체 에큐메니컬계를 대표하여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 희생자 가족과 이집트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2011년 1월 1일의 사건은 이 지역에서 일어난 다른 비극들 - 작년 1월 7일 이집트 나그함마디의 콥틱 교회 신도들에게 가해진 공격과 지난 10월 31일 바그다드의 사이닷알네잣교회에서 일어난 무참한 공격 - 을 상기시킨다”며 이번 테러의 잔인성을 규탄했다.
또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향해 “종교를 불문하고 신도들의 기본적인 종교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신속하고도 분명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의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델 라비브 알렉산드리아 주지사는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범행 배후로 지목했다. 이와 관련,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이라크이슬람국가(ISI)는 지난 11월 이집트 콥트 교회가 이슬람교로 개종한 무슬림 2명을 억류하고 있다며 이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모든 기독교인을 공격의 표적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의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규탄도 잇따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신년미사에서 “인간성은 이기심과 폭력이라는 부정적인 힘 앞에서 체념을 드러낼 수는 없다”며 “희생자를 만들고 사람들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갈등에 인간성이 길들여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번 테러의 범인들은 확실히 크리스천 예배자들을 겨냥한 것이며, 인간 생명과 존엄에 대한 존중은 찾아볼 수 없다…범인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비트 총무는 “정부 차원의 조치와 더불어 그 지역의 무슬림, 크리스천, 그 밖의 종교인들이 함께 폭력 행위를 규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