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아이티연합 ‘아이티 지진참사 1주년 사역 보고회’ ⓒ이지수 기자 |
작년 1월 아이티 대지진을 계기로 한국교회와 NGO가 연대하여 결성한 단체 ‘한국교회아이티연합’(의장 손인웅 목사, 이하 아이티연합) 사역보고회가 14일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23만명의 사망자를 낸 아이티를 위한 한국교회의 헌금은 이날 보고된 것만 120억원, 총 헌금액은 190~200억원(아이티연합 추산)이다. 기관별로는 예장통합이 36억원, 예장합동의 NGO 해피나우가 30억원, 기장이 5억원, 기성이 5억원, 예장합신이 3억원, 구세군이 5천만원,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이 37억원,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3억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억 3천만원 정도를 모금했다.
초기에는 부상자 치료와 생필품 보급 등 긴급구호에 집중했다면, 이후로는 주거지 정비와 농업개발, 교육 지원 등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았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아이티개신교연합 및 NGO GAP과 함께 아이티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66만㎡(20만평)의 부지 위에 재건사업을 진행 중이다. 예장합동은 타바레시로부터 1만9800㎡(6000평)의 대지를 지원받아 아이티비전센터를 건립한다. 유치원부터 전문대학에 이르는 학교를 건립, 아이티 미래를 짊어질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성서 보급과 교회 재건에도 한국교회의 헌금이 사용됐다.
한시적인 기구로 출범한 아이티연합은 당분간 사역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보다 더 큰 희생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콜레라’ 등 아직도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은 “UN의 비공식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아이티에서 콜레라로 사망하는 사람은 69만명이다. 이는 대지진 사망자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2차 재앙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인성 질병인 콜레라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사업- 우물 파기, 물을 끓여 먹기 위한 버너 공급, 버너에 쓸 연료 확충을 위한 나무 심기, 콜레라클리닉 설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물 파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채문 선교국장은 “정수되지 않은 강물을 마시는 아이티 국민들이 콜레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우물 하나를 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며 계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예장통합은 콜레라 피해 환자 지원 계획을 갖고 있으며,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예장합신 등은 콜레라클리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티연합은 지금까지 총 헌금액의 30~40%가 집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이티연합에서는 20여개 교단과 NGO가 아이티 구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효과적인 구호를 도모하고 있다. 이웃을 살리는 봉사 현장에서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인 연합을 이뤄냈다는 의의가 크다. 공동모금과 같은 공동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느슨한 연대를 유지하며 당분간 사역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