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천재지변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람들의 처절한 삶이나, 사회적인 구조에 의해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숙명적으로 노예보다 못한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의 눈물을 볼 때, 우리는 그들의 의지로도 우리의 도움으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된다. "하나님이 무슨 소용인가"
복음주의 작가 필립얀시(Philip Yancey)가 전 세계의 비극의 현장을 찾아나섰다. 전직 크리스채너티 편집장이었던 저자는 기자정신을 발휘해 인류가 처한 가장 극한 상황일만한 곳들, 이를테면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여성들이 모여있는 곳, 언제 공안의 습격을 받을 지 모르는 중국지하교회와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수없는 박해를 받은 성도들이 있는 중동지역, 정서가 불안한 한 학생의 난데없는 총기난사로 33명의 청년들이 목숨을 잃은 美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등을 직접 발로 찾았다.
필립얀시는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아닌, 고통의 한 복판에 있는 당사자들과 대화를 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여러 모양의 고통의 한 복판에서 그가 어렴풋이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극한 상황의 한 복판에서 고난받는 자들의 마음과 그들의 삶 속에 함께 하시고 계시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현실적 상황에서 사람들은 "하나님이 왜 더 강력한 힘으로 더 직접 개입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여기에 대해 고난의 현장들을 발로 뛴 저자는 "나는 열군데 장소(저자가 방문했던 곳)에서 그 질문의 답을 보았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무슨 소용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우리에게 맡겨져 있다"고 부연한다.
그래서인지 비극의 현장을 방문한 책의 제목은 「필립얀시, 은혜를 찾아 길을 떠나다」이다. 청림출판┃필립얀시 저┃윤종석 옮김┃1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