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양한 십자가 만큼 다양한 신앙들

신간 <십자가 사랑>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으로, 2천 년 전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데서 유래한다. 기독교인들은 십자가 사건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으로 자신의 죄가 용서되었다고 고백하고, 십자가 위 예수의 고난을 생각하며 자신의 삶에 닥친 힘겨운 일들을 이겨내기도 한다. 십자가는 신앙과 삶 한가운데 자리잡은 거룩한 제단인 셈이다.

신간 <십자가 사랑>은 세계 각국의 십자가를 소개한다. 저자 송병구 목사(의왕시 색동교회, 감리교)는 1994년 독일에서 살게 된 것을 계기로 이후 16년 동안 50개 나라의 십자가 1,000여 점을 수집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독일 슈바르트발츠 지역의 고유한 십자가  ‘팔 없는 십자가’. ⓒ송병구
그는 왜 십자가를 모을까. 예수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아름다운 십자가를 볼 때 다시금 타오르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십자가 제단에서 멀어져 있다가 다시금 그 제단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이다. 그는 “처음 십자가를 구했을 때, 그 뜨거움이 생생하다…손에 쥘 만한 크기의 주석(Zin) 십자가에는 예수님과 두 제자가 앉아 있는데 이런 말씀이 씌어 있었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엠마오로 걸어가던 두 제자와 함께 하신 예수님의 밥상에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

또 각양각색의 십자가를 보면서 “십자가에도 뿌리와 역사가 있고, 민족과 지역마다 고유한 얼굴이 담겨 있으며, 깊은 신심과 영성을 상징화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역으로 “세계교회가 얼마나 하나로 일치를 이루고 있는지도 배웠다”고.

책에는 60가지 십자가의 사진과 짧은 묵상이 실려 있다. 예수님의 팔이 없는 ‘팔 없는 십자가’는 독일 슈바르트발츠 지역의 고유한 십자가. “보이지 않는 두 팔은 시공을 넘어서 온 세상을 짊어지고 있는 듯 느껴진다…팔 없는 예수님의 우는 듯 웃는 듯한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불평과 빈손이 부끄러워진다. 그 앞에서 우리는 내려놓았던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따르게 된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의 ‘성모자 십자가’는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기 예수를 가슴에 품은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십자가로 이해하였다. 아들의 고통은 어머니에게 더 커다란 슬픔이고, 아들의 십자가는 어머니에게 더 무거운 십자가였던 것이다. 십자가가 되어 온몸이 여위도록 아들을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본다.”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에티오피아 십자가’는 웬만한 장신구보다 화려하다. “사하라 이남의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다양하고 화려한 십자가로 유명하다.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장식한 은십자가나 작은 십자가들로 가득한 나무 십자가들이 그것이다.” 이 십자가를 사제가 앞세워 행진하면, 사람들은 십자가에 입을 맞추며 그리스도의 자비를 간구했다고 한다.

다양한 십자가를 구경하면서 독자들은 다양한 신앙을 배우고 그것이 조화되는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십자가 사랑」/ 송병구 지음 / 총 184쪽 / 출판사 한알의밀알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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