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국교회 금권선거 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참회 고백하는 서경석 목사. ⓒ김진한 기자 |
경실련에서 사회정의 실현을 외치며 공명선거 운동을 펼쳤던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한기총 재개발문제대책 위원장)가 한국교회의 금권선거 문화로부터 자신 역시 자유롭지 못하며 참회의 고백을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 목사는 17일 오후 7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개혁을 위한 기도회’의 사회자로서 기도회 진행을 맡던 중 기도회 경위를 설명하면서 갑작스럽게 눈물을 보이며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
이광선 목사가 얼마 전 자신의 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에 드리는 참회의 호소의 글’을 발표할 때 동석했던 서 목사. 한 때 이 목사의 참모 같은 역할을 했다는 그는 "경실련에서 20년 동안 경제·사회 정의를 외치며 한국사회 공명선거 운동에 앞장섰던 내가 ‘깨끗한 선거’를 외치며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출마해 여러번 참패를 당한 이광선 목사가 대표회장에 당선됐던 그 해 선거 직전에 "흙탕물에라도 들어가 한기총의 개혁을 이뤄 달라"는 호소를 했었다"며 참회의 고백을 했다.
지난 2003년 한기총 전 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에 이끌리어 처음 한기총의 운영실태를 접하게 됐다는 서 목사는 "금권선거 문화에 찌든 한기총에 큰 실망을 했고, 그때부터 한국교회의 금권선거가 추방되지 않으면 희망이 없겠다는 생각을 품어왔었다"고도 말했다.
한편, 기도회를 열게 된 경위를 설명한 사회자 서경석 목사는 "우리는 이광선 목사를 옹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만 이 목사님이 얼마 전 ‘한국교회에 드리는 참회의 호소의 글’로 자신의 몸에 스스로 불을 지핀 그 불씨를 살려 이번에야말로 한기총의 금권선거를 추방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려는 것이 기도회의 취지였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순수 기도회가 목적이었는데 한기총의 대다수 지도자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자리가 그런 자리가 아닌데…"라고 말하며 이날 설교를 맡기로 한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불참에 서운한 마음을 표시했다.
이처럼 이날 기도회는 이광선 목사를 포함해 한기총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원회까지 예고했던 ‘기도회’ 아닌 ‘기도회’였던 터라 한기총의 특정세력을 중심으로 한 ‘기도회’ 명목의 이전투구의 장이 될 줄 알았으나 예상과 달리 정치색은 단호하게 배제된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와 관련, 서 목사는 "우리는 어떤 정치적 입장도 배제한다"며 "우리는 한국교회의 금권선거를 추방하기 위해 모인 것이며 앞으로 조직을 결성해 서명운동을 벌여 끝끝내 금권선거를 추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기총의 금권선거 문화를 근절하는데 나서는 단호한 각오도 보여줬다. 그는 "한기총이 끝내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한기총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각 교단장들에게 새로운 연합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이날 낸 성명서에 ▲우리는 이광선 목사의 참회가 한국교회 안에서 금권선거 추방의 기폭제가 되었음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면서 단호한 각오로 금권선거추방을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않음을 고백하면서 누가 누구를 정죄할 것이 아니라 다같이 참회하면서 새출발할 것을 호소한다 ▲우리는 한기총이 빠른 시일 내로 금권선거 추방을 위한 제도개혁을 이루어 줄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끝내 개혁을 해내지 못하면 한기총을 해체하고 새로운 연합기구를 창립해 줄 것을 한국교회에 호소한다. 특별히 한국교회 교단장 협의회가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해 줄 것을 청원한다. ▲우리는 한기총에서 시작된 참회운동이 전 교단으로 파급되어 모든 교단이 금권선거 척결을 위한 운동에 적극 동참해 줄 것과 이를 위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한다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특히 <한국교회와 한기총 개혁을 위한 기도모임>을 구성하고, 앞으로 기도회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단위의 목회자 2만명 서명운동을 실시해 한국교회의 금권선거 문화를 추방하는 데 앞장서기로 재차 뜻을 모은 뒤 1차 기도회를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