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소속 목사들이 NCCK 김영주 총무를 방문해 한기총 사태에 대해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
한기총 이광선 목사측에서 새로이 임명된 총무 직무대행 최충하 목사(예장 대신)와 서기 김병근 목사(예장 합동총신) 등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소속 목사들이 2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해 총무 김영주 목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이날 면담에서 김 총무에게 "(한기총과의 연합 활동에 있어)중립을 지켜달라"며 "한기총과의 관계에서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특히 길자연 목사를 (NCCK와)연합활동 행사에 대표회장으로 호칭하는 것을 피해달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했다.
김 총무는 이에 "아직 한기총 사태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모른다"며 "여러분들의 의견을 잘 들은 것으로만 하겠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앞서 본지가 취재한 결과 NCCK는 현재 한기총의 사무실을 지키는 쪽을 길자연 목사로 판단하고, 길 목사와 기존에 공동사업으로 진행해왔던 부활절 연합예배 등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CCK 홍보국 김창현 목사는 이광선 목사로부터 대표회장 행세를 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와 관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받았다고 확인하면서도 "이광선 목사의 공문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는 NCCK의 입장을 밝혔고, 분쟁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한기총과 계속 연합 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로 NCCK의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NCCK와 한기총이 공동으로 드리는 부활절 연합예배 등 함께 추진해 온 공동 사업이 있기에 행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길 목사측과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CCK-한기총의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는 길자연 목사측과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NCCK 교회일치 및 종교간 대화위원장 전병금 목사(강남교회)가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는 NCCK가 주관하기에 행사를 치르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며 "새로 임명된 (길자연 목사측의)한기총 교회일치위원장 이용호 목사(예장 고신)와 함께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고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밝혔다.
전 목사에 따르면,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한기총과 NCCK는 순서대로 행사 주관을 맡는데 올해는 NCCK의 차례다. 이에 따라 NCCK는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 전반에 걸쳐 부대 준비를 하게 되는 반면, 한기총 쪽에서는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를 함께 논의하고, 설교자만 정하면 될 정도로 그 부담이 적다.
그러나 비대위의 이번 NCCK 방문으로 올해 4월 열리는 부활절 연합예배 행사의 식순 등에 길자연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호칭될 시 이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비대위 이광원 목사(예장 합동중앙)는 "NCCK는 한기총 사태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공동으로 하는)어떤 공식적인 행사에서도 길자연 목사의 호칭을 한기총 대표회장이라 해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측은 한기총 선관위에 길자연 목사가 금권선거를 했다는 이유로 고발장을 접수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