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입법 예고한 ‘언론관계법’을 저지하기 위해 MBC와 SBS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진보 기독교계 목회자들도 이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목회자들이 언론법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일웅, 정진우, 김성복 목사 외 132명의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는 26일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중동 방송’ ‘재벌방송’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한나라당이 입법 예고한 언론장악 7대 악법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재벌에게 사회적 공기인 방송을 통째로 내주어 가난한 서민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고 1%의 이익을 대변하게 해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장기 집권을 획책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언론이 건강한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을 상실하고 특정세력의 하수인이 되었을 때 그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없다’며 “그것은 비단 정부 여당만의 문제나 타락한 일부 언론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회, 한 국가의 명암과 관련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통위에서 반대하고 있는 여당의 7개 언론관계법의 핵심은 IPTV 등과 같은 디지털 다채널 시대가 도래한 데다 국내 방송시장 개방에 앞서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고, 방송사 소유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여당의 언론관계법은 재벌과 일부 보수 신문들에 방송 뉴스를 넘겨주고 언론계를 재벌 위주로 재편하려는 의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특히 MBC는 이 법안이 자신들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라는 위기 의식에서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