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반대 운동을 하겠다고 천명한 한국기독교 WCC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한기총이 소재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예장합동을 비롯한 극 보수 교단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10차 WCC 부산총회에 협력할 의사가 없을 뿐더러 적극 반대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들 보수 교단들은 최근 ‘한국기독교 WCC 대책위원회’(위원장 홍재철 목사, 이하 대책위)라는 이름으로 사단법인에 등록했다.
대책위 홍재철 위원장은 "WCC 총회를 방해할 생각은 없다"라고 전제하면서도 "WCC 신학에 반대하는 것인데 한기총 회원교단(통합)이 이를 놓고 하라 하지말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계 연합 정신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는 넌센스"라며 "오히려 의논없이 WCC를 유치한 진보 세력에 책임이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특히 WCC 가입 문제를 둘러싸 분열의 아픔을 경험한 한국교회의 과거 역사를 회고하며 "WCC로 인해 (한국교회가)두 동강이 난 것"이라고도 했다.
WCC측과 향후 대화할 의향이 없음도 분명히 했다. 홍 위원장은 "대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 저들(WCC)의 주장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알릴 것이냐 하는 게 핵심"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WCC 총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에 복음주의 진영의 인사들을 참여시키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대해선 "이것은 보수 교단을 교란시키려는 교묘한 행위"라며 "초교파적으로 보수교단들과 연합해 이를 사전에 막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준비위에 참여하는 복음주의 진영의 인사들에게는 "그들의 신학관에 대해 물으려 한다"고도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대책위는 WCC 반대를 위한 보수 교단 연합 운동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은 향후 WCC 반대 출정식과 포럼, 대규모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보수 교단들의 이 같은 입장에 따라 당초 진보, 보수를 구분하지 않고 한국교회 전체를 아울러 제10차 WCC 부산총회를 진행하려 했던 NCCK와 WCC 회원 교단들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NCCK측은 WCC 총회 준비위에 에큐메니컬 진영의 인사들 뿐만 아니라 복음주의 진영의 인사들을 대거 참여시켜 ‘반쪽’이 아닌 ‘하나’된 한국교회로서의 WCC 부산 총회를 준비해왔다. 오는 28일에는 준비위 조직 발표 기자회견도 갖는다.
보수 교단들의 WCC 반대 운동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준비위에 참여하고 있는 복음주의 진영의 인사들이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WCC 총회를 지지해 줄지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