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젖과 화해의 꿀이 흐르는 통일조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조국의 선열들이 일제의 강압적이고 반인도적인 병탄에 반대하며 거족적인 기미 독립만세운동을 일으킨지 어언 92돌이 되었습니다. 최근 한일의 양심적 역사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1905년의 을사늑약, 군대해산을 명령한 1907년의 정미칠조약, 일제의 1910년 한일합방조약 등 모든 단계의 조약들이 강압적이고 무리한 방식으로 체결되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우리 선열들은 1919년 기미년 3월 1일에 한일합방이 불의한 병탄이었음을 이미 확신하고, 만천하에 조선이 독립국가임을 공포하였습니다. 그 후 9개월 동안 한반도 전역과 해외 교포들의 거주지에서 일어난 기미 독립만세운동은 전 세계 인류를 상대로 1910년의 한일합방이 대한제국의 국권양위에 의해 이뤄진 것처럼 선전해 온 일제의 외교적 선전과 책략의 허위를 온 세상에 폭로했습니다. 놀랍게도 기미 독립만세운동의 중심에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서 있었습니다. 독립선언서는 단순히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 올리는 기도요, 인류양심과 우리 겨레 자신의 심혼을 향한 다짐이었습니다.
기미 독립만세운동은 세계 역사를 주관하시는 정의롭고 자비로운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하는 간절한 기도운동이었고, 세계인의 양심에 반문명적인 식민지 약탈을 일삼는 일본제국주의 만행을 고발하는 양심 각성운동이었으며, 2천만 겨레의 양심을 역사의 대의에 참여하도록 일깨우는 민족혼의 진작운동이었습니다. 또한 기미 독립만세운동은 비폭력 무저항 평화운동이었으며, 일체의 증오감과 폭력숭배를 배척하는 지극히 거룩하고도 공변된 시민운동이었습니다. 이후에 전개된 우리 겨레의 독립운동은 그 연장이었고, 1919년 4월 상해에 들어선 임시정부는 기미 독립운동의 최대 성과였으며, 구미, 일본, 연해주, 만주, 북간도 등지에서 전개된 동포들의 독립운동은 그 파생물이었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우리 대한민국은 기미 독립만세운동의 아들이자 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일체의 강압적 약소국 압제와 착취를 자행하는 모든 종류의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개인의 양심과 자유를 억압하는 전체주의적 지배를 거부합니다. 노동자들과 기층민들의 신음소리가 드높고 빈부격차의 심화로 양극화된 한국사회, 주체사상의 악마적 지배 아래 신음하는 북한사회, 이 둘로 나뉜 현재의 분단 조국은 우리 선열들이 되찾고자 했던 해방된 조국의 모습이 될 수 없습니다. 동포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부자가 되려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는 세상, 불의한 정치 이념을 지탱하고자 주민의 인권을 억압하고 대량아사를 초래하는 전체주의적인 체제, 이것들은 바로 우리 겨레가 1919년 3월 1일에 극복하려고 했던 일제의 또 다른 모습들입니다. 그 날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메아리친 독립만세운동은 생물학적인 일본인들을 대항하고 배척한 운동이 아니라, 이웃을 착취하고 약자를 억압함으로써 자신의 힘과 부를 축적하려는 특정 세계관과 사회체제에 대항하는 인류애적 보편성을 향한 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는 아직도 일제의 정신을 체화시킨 이웃 착취자들, 가인과 같은 형제 살해자들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미 독립만세운동은 아직도 계속되어야 할 운동입니다. 우리 겨레의 분단체제 자체가 빈부갈등, 지역갈등, 이념갈등의 생생한 구현체입니다. 이 갈등을 거룩하게 해소하고, 가장 연약한 구성원마저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의 자비와 정의가 하수처럼 흐르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기미 독립만세운동은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천안함 침몰사건, 연평도 포사격사건 등으로 이어지는 남북 간의 고조된 적개심, 대결의식, 상호 부정적인 대결 기조가 남북 겨레를 화해시키려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반하는 일임을 믿고, 한국교회와 시민사회, 남북한 정부와 국제사회를 향하여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한국교회를 향한 호소
한국교회는 기미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 분단 조국의 화해와 통일이 이뤄지는 날까지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겨레의 일치와 화해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 겨레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중보자가 되기 위해 한국 교회는 성령의 감화 감동과 갱신의 사역에 자신을 맡기고, 부단히 성장하고 성숙하여 온전한 교회일치와 연합을 이뤄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심정으로 지금까지 해오던 북한 동포들과 특히 북한 어린이들의 양육과 성장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고 확대해야 합니다. 정치는 남북분단의 논리와 정치공학적인 역학에 따라 작동할지라도, 한국 교회는 한과 증오, 대결과 승부의 논리를 초극하는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 위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2. 한국 시민사회를 향한 호소
시민사회는 남북한 겨레의 화해와 통일을 정부 당국자들의 책임으로 전가하지 말고, 겨레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서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점증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남한사회 연착륙을 위해서 직업교육을 통한 취업알선, 남한체제 적응교육 등에 헌신하는 민간단체들을 보다 활성화해야 합니다. 북한 동포들과의 화해와 통일은 남한 시민들의 경제적 희생과 생활수준의 하향화를 초래한다고 염려하지만, 동북아를 비롯해 전 세계를 견인차할 민족의 평화로운 미래를 후세대에게 물려주는 것만큼 값진 일이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는 북한 정권이 갑자기 붕괴되어 남한에 미증유의 대환난이 초래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 시민사회는 심각한 빈민국으로서 지극히 이질화된 북한 동포들과의 화해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3. 남북한 정부를 향한 호소
자유의 가치를 드높여 반세기만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성취한 남한은 핵무기 외교로, 시대 착오적인 삼대 세습으로 체제위기를 극복하려는 북한을 평화통일국가의 강령과 비전으로 포용하되, 인내와 지혜로써 북한 개방과 내재적 변화를 유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남한의 경제적 번영이 궁극적으로 북한 동포의 가난과 궁핍을 도와주시려는 하나님의 비축자산임을 깨닫고,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과감하게 확대해야 합니다.
북한정권은 핵무장 강성대국화 정책과 삼대세습, 정치이념적 교조주의를 당장 포기하고, 개방과 개혁을 통해 주민 살리는 민생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은 굶주린 주민과 국경탈출의 사태, 아사와 민심소요를 무겁고 준엄한 하나님의 최후 경고로 들어야 합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을 중단하지 않고, 정치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고, 평화공존과 평화교류를 추구하지 않을 경우, 하나님의 손 안에서 처절하게 붕괴되고 해체될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4.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국제사회는 한반도에 대한 일제의 침탈과 남북분단이 주변국 자신들의 이해관계의 산물이었음을 인정하고, 역사적인 죄책청산을 위해서라도 군사적 대결을 해소하고, 한반도에 경제적 문화적 평화지대가 건설되도록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한이 정의와 인권, 인간의 존엄을 보장하는 평화의 나라로 통일되는 과정을 지지해야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의 단계적인 정치발전과 국제사회로의 연착륙 등을 위해서 공조된 노력을 경주해야 하고, 탈북자들에게는 난민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인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5. 평통기연의 다짐
평화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추구하여야 할 최고의 가치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평화를 이루는 사람’을 당신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기 때문이며(마 5:9),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시고 세상을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도록 하셨기 때문입니다(고후 5:19). 그러므로 평통기연 회원들과 회원 교회들은 우리의 호소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평화와 화해 운동에 수입의 1%를 사용하겠습니다. 평통기연은 전국에 있는 5만 교회, 천만 그리스도인들에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필요한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도록 촉구하겠습니다. 그리고 평통기연은 남북한 정부와 세계 각국의 인류애적 양심의 소유자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평화 프로젝트의 실행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습니다.
2011년 3월 1일
성명서 참가자 일동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상임고문
김명혁(븍음주의협의회회장), 이만열(전 국사편찬위원장), 이승만(미국장로교 증경총회장)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상임공동대표
길자연(왕성교회), 박종화(경동교회), 손인웅(덕수교회),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이종복(인천은혜교회),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