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획연재- 이장식의 교회 역사 이야기(56)

개혁교회의 확장과 칼빈의 주요 신학사상



5. 개혁교회의 확장

칼빈이 1564년 5월 27일에 사망하고 그의 동역자 베자가 제네바 교회를 인도해 갈 책임을 지게 되었다. 베자는 프랑스의 한 귀족가문 출생이며 당시의 인문주의 학문의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 그는 본래 법률을 공부하고자 20세 때 파리로 갔다가 중병을 앓다가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고 종교개혁운동에 투신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로잔 대학의 교수가 되어 학자로서 명성이 높았다. 그는 독일로 가서 가톨릭교회의 박해를 받고 있던 왈도(Waldo)파 신자들을 도우려 하였고 동시에 루터교회와 개혁교회가 연맹을 맺고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그가 제네바에 와서는 1559년에 신설된 제네바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가 나중에 학장이 되었다. 그는 제네바에서 칼빈의 후계자로 임명되었다. 그는 많은 책을 저술하였고 칼빈 사후에는 그가 개혁교회의 신학 지도자가 되었다. 그는 특히 교회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공헌하였는데 시편 찬송가를 발행하기도 했다.

칼빈 생시에 쯔빙글리가 개혁한 쯔리히의 교회와 제네바 교회의 합동이 추진되었는데 이제 베자가 그 일을 성사시켜갔다. 쯔빙글리와 칼빈이 성만찬 신학이나 예정론에서 신학적 차이가 있었지만 1540년에 칼빈은 쯔빙글리의 후계자인 불링게르(Bullinger)와 성만찬 신학의 일치를 보았고 그것이 스위스 교회에서 수용되었다. 그리하여 베자와 불링게르는 쯔리히와 제네바 교회가 하나의 개혁교회가 되어 발전하여 가도록 협력했다.

그리고 프랑스에 칼빈의 개혁교회가 생겼다. 칼빈은 자기 저서 「기독교 강요」를 프랑스 말로 번역하여주었고 프랑스의 개혁동지들을 제네바에서 훈련시켜 프랑스로 보냈던 것이다. 그리하여 프랑스의 개혁교회와 스위스의 개혁교회가 연합하게 되었다. 또 독일에도 개혁교회가 생겼다. 독일 개혁교회는 제네바의 칼빈의 엄격한 교회기강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스위스 개혁교회와 연합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일에 많이 살아있던 왈도파 교회와 스위스의 개혁파 교회가 또한 연합하게 되었다. 왈도파 신도들 중에는 독일로부터 스위스의 산간지대로 피난하여 와서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왈도파 교회는 칼빈의 신학에 맞추어 신앙고백을 만들었다.

칼빈이 제네바에서 개혁운동 하였을 때 유럽 여러 나라에서 온 개혁운동가들이 칼빈의 교육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 개혁교회를 세웠는데, 중앙유럽의 보헤미아(체코)와 헝가리와 폴란드에도 개혁교회가 섰다. 이 지역에는 루터교회가 많았다.

칼빈의 저서 「기독교 강요」의 신학사상이 각국의 개혁교회들의 신앙고백의 내용이 되어서 모든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이 대동소이하였다. 프랑스신앙고백(1559년)은 칼빈이 만든 것이다. 이 밖에 스코트랜드신앙고백(1560년), 벨기에신앙고백(1561년), 제2스위스신앙고백(1566년),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1646년) 등이 있었는데, 이 중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과 스코트랜드신앙고백은 장로교회의 신앙고백이 되었고 다른 고백은 개혁교회라는 교파명을 가진 교단의 고백이 되었다.

칼빈이 개혁한 교회는 스위스에서 개혁교회라는 교단 명칭을 가지고 있다. 칼빈이 제네바에서 세운 교회의 제도를 영국과 스코트랜드에서 ‘장로교회’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제네바 교회가 당회를 교회의 최고 권위자로 삼고 당회원을 목사와 장로로서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제도를 장로교제도라고 불렀다.

칼빈이 생각한 교회 제도는 두 가지였는데 장로제도와 감독제도였다. 칼빈은 하나님의 말씀만 올바르게 설교로서 선포되고 그리고 세례와 성만찬 의식만 올바르게 집행되면 교회제도는 감독제도가 되어도 무방하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그는 감독제도보다 목사와 장로가 동등한 권위를 가지고 교회를 다스리는 장로제도를 택하였다. 그가 생각한 장로제도 곧 당회제도는 교회 신도들의 대위원 격인 장로와 목사가 다스리는 공화체제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 제네바의 실정은 장로는 제네바 시의회가 파송한 사람이지 교인들이 선출한 장로는 아니었다. 그리하여 이때 제네바의 교회 체제는 교회와 시의회의 정교일체 제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로가 교인들의 선거로 선출된 때에 장로제도는 명실공히 교회 회중의 공화체제의 교회가 된 것이다. 즉 중세적인 정교일체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칼빈이 제네바에서 목회하면서 제네바 시 당국의 교회 간섭을 저지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프랑스에서는 칼빈주의 교회가 그 나라의 정치와 유대를 갖지 못하여 처음부터 박해를 받았고 독립교회로서 성장하였다. 홀랜드에서는 칼빈의 교회가 우세해 가서 정권을 장악하게 되어서 정부가 교회에 깊이 간섭하였다. 스코트랜드에서도 칼빈주의 교회가 로마가톨릭 정권과 싸워 이겨서 정부가 칼빈주의 교회를 국교로 삼아서 정교일체의 교회가 되었다. 프로테스탄트 개신교가 로마가톨릭교회를 지지하는 정부와 싸워서 이길 힘이 없었으나 프로테스탄트 정치권력이 로마가톨릭 정치권력을 패배시키고 국가종교를 프로테스탄트 종교로 바꾼 나라가 스코트랜드와 홀랜드였다. 그리하여 프로테스탄트 개신교가 그 나라의 새 국교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나라에서 프로테스탄트 교회와 정부(국가)가 일체가 되어서 당분간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6. 칼빈의 주요 신학사상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그의 주요 신학사상을 진술한 것이고 그것은 신구약 66권에서 구약 1,755 구절, 신약 3,098 구절을 인용한 것이어서 그의 신학은 성서신학과 같은 것이다. 즉 성서의 신앙을 정리하여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이 그의 조직신학이다. 이 책의 내용이 프로테스탄트 그리스도교 신학의 본류를 이루었다.

그의 신학의 주안점은 신론이다. 즉 하나님에 관한 지식과 신앙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알고 믿고 예배하고 두려워하고 그리고 그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이 인생의 최고 행복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구원의 길의 계시가 기록된 성서는 하나님의 입이며 그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성서는 읽어야 할 책이라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책이다. 그 책의 글자 하나하나가 아니고 그 책에서 그가 하시는 말씀이 틀림이 없다. 성서의 권위는 그 책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이다.

칼빈은 사람의 타락과 죄를 중대시한다. 아담의 타락은 전적 타락이었고, 그 타락의 원인은 불순종이며, 불순종의 원인은 인간의 교만이다. 타락의 결과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것이고, 이 원죄가 후손에게 운명적으로 유전되는 것이고, 인간의 선행은 절망적이지만 하나님이 인간의 부패를 견제하여 주시면 선을 향할 수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에 속한다. 이것이 인간의 도덕적 선인데 이 도덕적(자연적) 선도 결국은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다.

타락한 인간의 도덕적 선으로 인간이 구원받을 수 없으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세상에 보내셨다. 그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인데 그의 세 가지 사역은 하나님 아버지의 뜻과 계획과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의 역할과, 다음으로 악마의 세력과 이 세상의 권세를 정복하는 왕(그리스도)의 사역과, 마지막으로 인간의 죄를 속량하기 위하여 자기의 몸을 희생제물로 스스로 바치는 제사장의 사역이다.

하나님은 구원받을 사람을 미리 정하셔서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보내서 그를 믿게 해서 그의 구원을 받도록 하셨다고 말한다. 이것이 칼빈이 말하는 예정구원론이다. 이것은 인간이 구원받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은혜로운 결정)에 달린 것임을 강조하려는 것이어서 예정론은 은혜의 교리이다. 바울은 로마서 8장에서 하나님이 구원받을 사람을 미리 아시고(예지) 선택해서 구원받도록 하셨다고 말하는데 칼빈은 바울의 예정론과는 이렇게 좀 다르다. 그리고 칼빈은 구원받을 사람과 멸망받을 사람을 각각 예정하셨다는 이중예정을 말했다. 바울은 구원받을 사람에 대해서만 말하였다. 개혁교회 안에서 장차 신학논쟁이 생기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 책에서 언급될 것이다.

칼빈은 인간의 구원이 운명론자의 말처럼 아예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은 칼빈이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말하는 것이어서 예정구원론은 하나님의 은혜의 주권을 말한다. 은혜는 베푸는 분의 결정대로 되는 것이지 받는 사람의 자격이나 소원과는 무관한 것이다.

하나님은 절대주권을 가지고 우주만물을 다스리므로 우연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모든 일에 하나님이 섭리하신다고 말한다. 이 말은 세상에 생기하는 모든 일을 하나님이 모르시는 것이 없이 다 그의 목적을 이루도록 하신다는 말이다. 인과응보나 자연법칙이나 그 밖의 어떤 원인도 다 하나님이 모르시거나 자기의 목적하시는 데서 어긋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은 무자비하고 무서운 존재로만 여겨진다. 그런데 칼빈은 하나님의 아버지로서의 부성의 사랑을 강조한다. 그의 이 부성의 사랑을 우리 인간이 다 헤아려 알 수 없다.

하나님의 섭리를 하나님의 뜻과 다르게 이해한다. 그의 뜻은 영원불변의 것이며 그것은 인간 구원을 위한 그의 불변의 계획과 우주를 지탱시키시는 목적에 관한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일상적인 작거나 큰 일에서 하나님의 뜻이란 말을 쉽게 할 수 없다. 이 세계의 대자연을 위하여 하나님은 자연법칙을 만들어주셨으므로 자연의 모든 현상은 그가 만들어주신 자연법칙대로 움직이는데 이것이 그의 뜻이다. 홍수나 가뭄이나 기후의 변화가 그 자연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것이니 하나님이 그것을 가로막지 않으실 것이지만 홍수의 피해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부성과 사라의 섭리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대한 칼빈의 신학적 이해일 것이다.

칼빈도 루터처럼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는 교리를 주장한다. 그런데 루터는 믿음을 무조건 의지(trust)하는 것으로 강조하지만 칼빈은 믿음을 순종으로 강조한다. 루터는 행위를 덜 강조하지만 칼빈은 순종의 행위와 생활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루터와 독일의 개혁파 교회가 칼빈의 지나친 엄격한 교인 훈련을 비판하였다. 칼빈은 제네바를 거룩한 도성으로 만들려는 노력으로 시민들의 생활과 신앙을 엄격하게 훈련하여 신앙과 윤리를 병행시켰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조직신학 책이지만 성령론이 별도로 없고 그 대신 그리스도인의 성화 문제에서 성령의 역사를 설명하고 그리고 성화는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령의 역사와 감화는 이렇게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연합이며 이것이 구원이라고 말한다.

칼빈은 교회를 예정된 자들의 사회 또는 공동체라고 말하면서 이러한 교회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교회가 아니고 불가시적, 영적 교회라고 말한다. 이 말은 예정된 자를 우리가 외견상으로 가리켜 말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 누가 예정되었고 또 안 되었다는 말을 할 수 없다. 보이는 가시적 교회는 예정된 사람과 예정되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어서 가라지와 알곡이 함께 자라는 논밭과 같은 것이다. 하나님만이 예정된 자를 식별하실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예정교리를 믿는 장로교회라 해서 그 교회의 교인이 다 예정되어서 다 구원받았다는 말을 할 수도 없고 또 그런 생각도 할 수 없다. 예정교리를 믿지 않는 교회에도 하나님이 예정하신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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