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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에큐메니컬 운동기구의 설립(Ⅱ)

에큐메니컬 운동 이해(8)- 안재웅 저

아프리카교회협의회(The All Africa Conference of Churches/AACC)

▲ 저자 안재웅 박사 ⓒ베리타스 DB

AACC는 1963년 우간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아프리카 대륙은 대부분 유럽의 국가들로부터 식민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교회는 독립이나 자립이 쉽지 않은 형편이었다. 하지만 AACC는 창립총회의 슬로건을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와 자유”(Freedom and Unity in Christ)로 내걸고 아프리카를 하나로 묶는 데에 앞장서게 됐다. 이들은 한때 이교도들이 하는 것으로 조롱받던 북을 치면서 요란스럽게 AACC를 탄생시켰다.

AACC를 창설하는 데 큰 공헌을 한 기독교 단체들은 YMCA와 YWCA 그리고 WSCF가 배출한 에큐메니컬 지도자들이었다. 오두요예(Mercy Amba Oduyoye)는 1968년에서 2000년 사이의 아프리카 에큐메니컬 운동의 핵심 과제를 다음의 다섯 가지로 지적했다.

◆ 정의와 개발을 위한 몸부림
◆ 모든 교회가 현재 함께 아프리카 대륙에 역동적으로 대응하는 일
◆ 각국의 교회협의회(NCCs)와 에큐메니컬 기구를 중심으로 교회론과 에큐메니즘을 신중하게 토의하는 일
◆ 초교파적으로 하나의 선교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다듬어 내는 일
◆ 모든 아프리카의 그리스도인들과 교회와 에큐메니컬 기구는 서로 협의하여 에큐메니컬 관심사에 협조하는 일

아프리카의 여러 신생국은 태어나면서부터 안정을 찾지 못했고 평화로운 날들을 즐겨볼 겨를도 없었다. 내전과 군부 쿠데타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고 수많은 양인들이 희생되는가 하면 가난과 질병으로 말미암아 고난의 세월을 지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AACC는 나름대로 아프리카의 교회를 묶어가면서 맡겨진 선교의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프리카 교회는 오순절교회의 영향력이 크게 번지고 있으며 근본주의 신앙을 따르는 교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경향은 단독교회 또는 대형교회로 이어지면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AACC는 경제정의 문제, 남녀 모두 억압과 착취로부터의 해방 문제, AIDS 문제, 아프리카의 평화에 매달리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온전한 삶을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에게 맡기고 오로지 인건의 해방을 위해 앞장설 수 있도록 신앙적 결단을 촉구하는 일이다.

남아공에서 만들어 낸 카이로스 문건은 백인 소수의 지배를 벗어나 흑인해방을 주장한 좋은 본보기라 하였다. AACC는 전 세계에 아프리카의 독특한 유익과 춤과 영성을 통해서 에큐메니컬 운동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퍼시픽교회협의회(The Pacific Conference of Churches/PCC)

PCC는 1961년 서(西) 사모아에서 창설 예비 모임을 가진 후 5년이 지난 1966년 바누아투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PCC 지역은 많은 산호성과 화산이 종종 터지는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개신교와 로마 카톨릭 교회로 크게 나뉘어져 있으며 결국 교파주의로 말미암아 마을과 가정단위로 교회는 갈라져 있다. PCC의 목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퍼시픽 지역교회 간에 에큐메니즘을 널리 보급하는 일
◆ 개인이나 국가나 온 세계가 정의와 평화 그리고 개발에 관한 관심을 가지도록 돕는 일
◆ 퍼시픽 교회로 하여금 광의의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일
◆ 회원교회로 하여금 자연재해를 극복하는 일에 적극 참여토록 유도하는 일

PCC는 16회원 교회로 창립총회를 가졌으나 지금은 30회원 교회로 증가됐다. PCC는 다음과 같이 세 영역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 선교, 일치, 증거 그리고 대화 △ 정의와 개발 △ 에큐메니컬 협력 등

이 지역의 많은 섬 국가들은 1960년대와 70년대에 대부분 독립을 하였으나 바누아투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1980년 드디어 독립을 했다. 이 지역은 비교적 평화롭게 지내는 형편이지만 파푸아 뉴기니의 보겐빌 폭력사태, 1989년 피지에서의 군부 쿠데타, 서파푸아(구 이리안 자야)가 인도네시아로 강제 귀속된 일 등은 아직도 불씨가 그대로 남아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는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의 숫자가 차츰 증가하면서 종교 간의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PCC는 여러 종류의 에큐메니컬 운동 관련 집회를 이 지역으로 유치함으로써 지리적인 취약성을 극복하고 타종교와의 협력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다.

캐리비안교회협의회(The Caribbean Conference of Churches/CCC)

CCC의 창설은 1974년 자마이카에서 37개 회원교회가 참가해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 지역의 나라들은 대부분 식민 또는 선식민통치를 받았고 지금도 강대국의 착취와 안보의 위협을 감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풍요로운 문화의 특성을 자랑삼아 살고 있으며 특히 이들의 리듬은 세계적이며 보편적인 경지로써 모두를 매혹시키고 있다. 여러 에큐메니컬 회의도 캐리비안 리듬으로 말미암아 쉽게 하나로 뭉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CCC의 프로그램은 다음 같은 기본적으로 큰 두 줄기의 흐름을 갖고 있다. △ 동부 캐리비안의 개발을 위한 크리스천의 행동 △ 교회의 갱신을 위한 크리스천의 행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CCC는 Christian Action이라는 계간지를 발간하고 지역 에큐메니컬 운동의 과제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당면한 에큐메니컬 운동의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여성, 청년, 평신도 지도력 개발을 위한 교육과 훈련에 주력하는 일
◆ 여러 종류의 언어와 문화를 보전하고 발전시키는 일
◆ 쿠바 교회를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일
◆ 상황신학을 더듬어 내는 일
◆ 오순절교회의 경우 CCC의 회원은 아니지만 이 지역에 영향을 크게 발휘하므로 이들과 협력하는 일 등이다.

CCC는 캐나다, 미국, 라틴 아메리카교회협의회와 쿠바교회협의회 등과 함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미국으로 하여금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풀도록 촉구했다. 1992년에는 콜럼버스가 이 지역으로 항해한 5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첫째, 인종주의 극복 둘째, 캐리비안 문화적 정체성 확립 셋째, 경제적 민주주의 실현 넷째, 캐리비안 신학 완성 등이다.

캐리비안들은 음악을 사랑하고 즐긴다. 이들은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과연 에큐메니컬 운동의 새로운 리듬을 창조해서 온 세계에 보급할지 예의 주시해 볼 일이다.

라틴 아메리카교회협의회(Consejo Latinamericano de Iglesias/CLAI)

CLAI는 1982년 페루에서 79개 회원교회가 창립에 가담함으로써 창설됐다. 마침 해방신학이 남미에 급속히 퍼져나가는 때였으므로 CLAI에 참여하는 개신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한동안 남미에서는 종속신학(Theology of Dependence)으로 불리는 신학적 경향이 교회 내부를 은근히 흔들어 대고 았었다. 또한 사회 과학과 신학과의 만남이 로마 카톨릭 교회와 개신교 풀뿌리조직 또는 기초공동체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소위 기독교 신앙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마땅한 크리스천의 태도라는 당위성을 앞세워 praxis를 토대로 해방신학을 정리해 냈다. 해방신학이란 말은 처음 쓴 사람은 구티에레즈와 알브인데 이들은 1971년 『해방신학』이라는 프린트물로 된 책을 출판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CLAI는 네 개의 목적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 개신교회의 일치를 위해 일하고
◆ 일치의 기초가 되는 교리적인 문제를 연구하며
◆ 일치에 합당한 구체적인 행동을 크리스천의 삶으로 구원하고
◆ 가난한 사람들의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연대하는 일 등이다.

CLAI는 특히 니카라과(1974년)의 쾨테말라(1976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명 피해와 이재민 그리고 복구를 위해 큰 힘을 쏟는 데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기구의 협력이 두드러졌다. 당시 남미의 여러 군사정권이 저지른 인권침해는 극도에 달했다. 결국 WCC는 1995년 나이로비 총회의 결의로 남미인권문제연구소 겸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아르헨티나에 사무국을 설립했다. 이 기구는 키라과, 콰테말라,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 등에서 자행되었던 가혹한 인권침해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전 세계를 경악케 하였고, 남미의 인권회복에 큰 계기를 마련했다.

CLAI는 1980년대부터 정의와 평화를 이룩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남미의 외채는 상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래서 1980년대와 1980년대를 “잃어버린 10년들”이라 부르고 있다. CLAI는 에큐메니컬 기초공동체인 민중교회를 통해서 남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남미는 근본주의 신앙과 오순절 계통의 신앙을 가진 교회가 확산되면서 에큐메니컬 운동의 시련을 겪고 있다.

중동교회협의회(Middle East Council of Churches)

MECC는 1974년 창설됐다. MECC는 개신교와 정교회 그리고 로마 가톨릭 교회가 모두 참여함으로써 에큐메니컬 정신을 가장 잘 실현한 대표적인 지역기구이다. MECC는 창립과 더불어 관심의 초점을 다양성과 일치문제, 전통과 현대의 문제, 종교와 사회문제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의 문제에 맞추고 이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인접 국가들과의 갈등은 때로는 6일 전쟁으로, 여러 종류의 침공은 살상과 파괴로 이어졌다. 그러므로 난민 문제가 심각한 과제 중의 하나여서 MECC는 이들의 구호와 정착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이슬람교와의 긴장을 해소해 가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MECC는 회원교회간의 상호 전통을 존중하면서 기도와 성경연구를 통해 복음의 증거와 봉사를 함께 하고 있다. MECC는 교회의 일치와 갱신, 영성의 활성화, 교회의 사회적 봉사 등을 프로그램의 내용으로 삼고 있다. 또한 예루살렘을 두고 종교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일도 풀어야 할 하나의 과제이다.

그 밖에 미국교회협의회나 캐나다교회협의회는 각각 독립적인 기구이면서 북미주 대륙을 대표하고 있다. WCC 총무는 지역 REOs 총무들과 함께 매년 한 차례 협의회를 하고 있으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현안을 조정하고 공동으로 대처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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