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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집회 자제에 ‘종교탄압’ 주장 굽히지 않는 보수 개신교
보수 교계, ‘교회 이기적 집단 매도 말라’ 반발....정치적 성향 따라 입장 갈려

입력 Mar 26, 2020 03:40 PM KST

kyunggi

(Photo : ⓒ경기도청)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종교집회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보수 교계는 종교탄압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종교집회 자제 호소에 개신교계의 반발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수 장로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아래 예장고신, 총회장 신수인 목사)은 24일 낸 성명에서 "지금 정부나 언론은 감염병 확산의 책임과 위험이 마치 교회의 주일예배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교회의 예배를 범죄시하고 한국교회 전체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일에 관심이 없고 교회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신 교단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떠넘겼다. "근본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의사협회의 권고와 국민들의 청원을 대통령이 거부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는 게 고신 교단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교회 감염은 교회 밖에서 감염되어 들어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교회 밖 감염은 근본적 방역 조치를 하지 않은 정부와 지자체에 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전염병 경계 단계에서 '해외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은 대통령과 보건복지부장관, 그리고 지자체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신 교단은 이어 "정부는 교회를 향한 위협과 무례한 언동을 즉시 중단하고 사과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교회를 향한 발언을 할 때에는 최대한 존중과 예의를 잘 갖추어 주기를 바란다"고 비판을 이어 나갔다.

국내 최대 보수 장로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통합) 김태영 총회장도 24일 목회서신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 총회장은 "기독교인에게 예배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 교단의 교회가 고백하는 요리문답 1번에서 '사람의 제 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영원토록 그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며 "방역을 넘어 기독교 신앙을 탄압해서는 안 된다. 예배는 중단 되어서도 안 되고 중단 될 수도 없다"고 선언했다.

다만 김 총회장은 "우리나라 6만여 교회 중 몇 교회에서 확진자 발생과 감염이 발생하여 사회에 큰 염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를 교훈삼아서 교회가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릴 경우에는 방역당국이 제시한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보수 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언론회(아래 언론회, 이사장 최성해)도 23일 "지금 정부와 지자체와 각 언론들은 마치 교회에서 엄청난 감염과 확진자라도 나올 것처럼 주장하지만, 교회 예배를 통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된 것은 없다"라면서 "그런데 유독 교회를 대상으로 예배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며,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고조시키려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사게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종교탄압 프레임, 정치선동?

정부·지자체의 종교집회 중단 호소에 대한 반발을 주도하는 쪽은 예장합동·예장통합·고신 등 주로 보수 교단이다. 사랑제일교회, 연세중앙교회 등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도 보수 성향이 강하다. 연세중앙교회 윤석전 목사는 설교를 통해 차별금지법 입법 반대, 반동성애 정서를 부추긴 전력이 있다. 한국교회언론회의 경우 최성해 이사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의 표창장 문제를 제기했으나, 학력위조가 드러나기도 했다.

반면 진보성향의 개신교계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성공회 등은 정부·지자체의 종교집회 중단 호소에 앞서 자발적으로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해 줄 것을 권고했다.

기장 교단의 경우 지난 2월 소속 교단에 보낸 목회서신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이 예상되는 기간(향후 2-3주)에, 가급적 주일예배를 가정예배나 온라인 영상예배로 드려 줄 것"을 권고했다.

NCCK도 "우리 시대의 소통의 방식인 온라인 매체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다양한 묵상자료나 기도문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성찰하고 나누면서 공동체적 신앙의 깊이를 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 보수간 온도차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보수교단이 주장하는 종교탄압 프레임은 정치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의 사례는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어 준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외국의 경우 자발적으로 예배 중단을 결정한 곳이 많다. 독일 20개주 교회 교단이 꾸린 '독일개신교총회'(EKD, Evangelische Kirche in Deutschland)는 13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6주간 모든 예배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프리카도 예외는 아니다. 케냐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공인현 선교사는 26일 오후 "이쪽도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케냐의 대형 교단은 자발적으로 집회를 금지했다"고 말했다.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종교탄압 주장에 대해선 "도리어 더 자발적으로 집회를 중지하고 교회가 더 고통받는 분들을 위해 실제적인 구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자발적 집회를 멈추고 겸손한 태도로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클럽과 같은 대형 유흥업소에 대한 조치를 건의 하는 게 상식이라는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을 평신도라고 소개한 한 페이스북 유저는 기자에게 "정부와 지자체의 종교 집회 자제 요청은 국민 건강을 위해 임시적으로 방역을 협조해 달라는 건데, 보수 대형교단의 반발엔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다. 국민 건강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는 안식일에도 병자를 고쳤다. 하지만 종교집회 자제에 반발하는 이들에게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왜 병자를 고치냐고 질타한 당시 종교지도자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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