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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2주기, 노동계·종교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한 목소리
10일 태안 서부발전소 현장 추모제 열려, 김미숙 대표는 국회 '농성 중'

입력 Dec 10, 2020 06:15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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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10일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건 2주기를 맞는 가운데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인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에서는 현장추모식이 열렸다.

10일 태안 서부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건 2주기를 맞는 가운데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인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에서는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2주기 현장추모식>(아래 현장추모식)이 열렸다.

고 김용균 노동자는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졌다. 고 김용균 씨 사망사건을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발전산업 민영화 등에 심각한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지난 해 12월 '김용균법'이라 이름 붙은 산업안전보건법(산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다.

당초 이날 추모제엔 고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국회 농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동료 노동자와 시민들은 고 김용균 사망사건 이후에도 노동현실은 여전하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속히 제정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발전비정규직 노동자 윤희준 씨는 "용균 선배로 인해 현장은 계속해서 변해 가는데, 우리 신분은 아직 비정규직이라 마음이 씁쓸하다. 고인이 된 고 김용균 선배와 정부가 약속했던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화, 그리고 임금과 처우에 대한 약속은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다"고 털어 놓았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권오대 수석본부장은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은 명백한 살인이다. 해당 기업들은 살인자이며, 그들을 비호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하나 처리 못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는 살인 기업들의 살인을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떠미는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이 없어지기 위해선 그 어떤 것보다 살인자인 기업들에게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김용균을 죽음으로 몰고 간 한국서부발전을 포함한 원하청이 이 죽음에 대해 책임지고 처벌받게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투쟁"이라고 선언했다.

국회에서 농성 중인 김미숙 대표는 전화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안전이 방치된 현장에서 생사의 기로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용균이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법 제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면서 "정기국회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이고 임시국회기간 1월10일 안에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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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10일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건 2주기를 맞는 가운데 이날 오후 사고 현장인 충남 태안 서부화력발전소에서는 현장추모식이 열렸다.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 2주기에 발맞춰 3대 종단 노동인권연대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등 3개 종단 노동인권연대는 7일 공동성명을 내고 고 김용균 씨 사망사건을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오로지 이윤창출에만 몰두한 기업문화,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당연시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온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 낸 참담한 결과"라면서 이러한 현실이 "재해를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써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당장 사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본 법안의 제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법 제정의 의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고 3대 종단 노동인권연대는 지적했다.

현장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고 김용균 씨가 사고 당한 현장까지 행진한 후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아래는 3대 종단 노동인권연대가 발표한 공동성명 전문이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 2주기에 즈음한 3개종단 노동인권연대 공동 성명서

 

이윤보다 생명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님이 일터에서 사망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위험천만한 작업현장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하고도 한참이 지난 후에야 발견된 참혹한 사고는 온 국민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고,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노동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동자들의 속절없는 죽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월 한 달만 해도 지난 28일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상하차 작업을 하던 중 추락사한 화물운송 노동자 심장선 님을 비롯하여 무려 52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는 노동자의 안전을 외면하고 오로지 이윤창출에만 몰두한 기업문화, 그리고 이러한 기업문화를 당연시하거나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 온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 낸 참담한 결과이다. 더 이상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원청을 비롯한 기업이 안전 및 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과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에 형사책임을 지게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재해를 예방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지시에 의해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으로 내몰린 노동자에게 사고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고,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 법의 근본 취지이다. 재계에서는 ‘과잉 처벌'이라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지만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인명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원청의 경영 책임자에게까지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당장 사고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 법안의 제정을 통해 이윤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는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법 제정의 의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크다 할 것이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죽지 않고 일할 이 당연한 권리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대한민국 국회는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라. 생명과 안전을 두고 정치적 계산을 하며 머뭇거리는 모습을 우리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생명의 안전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일부터 시작하라.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그 근본 취지대로 지금 당장 제정, 시행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기 바란다.

하나, 노동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명을 지키는 일은 개별 기업에게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국가가 사명감을 가지고 감당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노동현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안전조치의 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이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하여 집행하라. 현실적으로 이를 이행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장의 경우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지원함으로써 모든 기업이 본 법안을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힘쓰라. 개인사업자나 50인 미만 사업장에 4년간 법 시행을 유예하는 등의 꼼수는 접어두고 이 법안이 실질적으로 모든 기업과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

우리는 정부와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기꺼이 입법청원에 참여한 10만 시민의 간절함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이 순간, 더불어 살아가는 모두의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하라.

우리 종교인들은 천하보다 소중한 가족을 잃고 슬픔과 분노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모든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그 날까지 기도의 행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년 12월 7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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