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정부는 쌍용자동차 8.6합의서 이행과 노동자 생계 대책을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불의로 그 집을 세우며 부정하게 그 다락방을 지으며 자기의 이웃을 고용하고

그의 품삯을 주지 아니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예레미야 22장 13절)

  
사회의 약자를 돌보며, 불의한 세력에 맞서 이 땅위에 정의를 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으로 고백하며 따르는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주)쌍용자동차에 의해 해고, 퇴직, 무급휴직, 비정규직이라는 상황에 처해 생활고에 시달리다 연이어 천하보다 고귀한 생명을 빼앗긴 노동자들을 애도하며, 그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은총을 전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지난 2009년 4월 쌍용차 노동자들은 상하이 자본의 소위 ‘먹튀’라는 행각과 쌍용차 경영진의 부도덕적인 운영정책에 따른 정리해고를 거부하며, 77일 간의 공장점거 파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 속에서, 사측으로부터 받은 모진 압력과 공권력의 폭력적인 진압을 겪은 이후, 많은 노동자들이 전쟁후유증과 버금가는 심한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게 되었다. 또한 일자리와 생계 문제, 이에 따른 가정불화, 복직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좌절감, 이에 더해 손배 가압류라는 소송문제까지 폭탄처럼 이어지는 생활고가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살과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돌연사로 생명을 잃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14명의 귀중한 생명이 세상을 떠났으며, 유산된 아이들까지 생각한다면 그 이상의 생명이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다.

2009년 8월 6일 노사 합의서에 따르면, 합의 1년 후인 2010년 9월 무급휴직자 복귀와 회사 운영이 회복되어짐에 따라 해고된 노동자들을 우선 복귀시키겠다는 합의내용이 있다. 하지만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어떤 합의도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3월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쌍용차를 비롯한 현안의 노동자 파업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국회 청문회를 제안했지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했다. 현 집권당으로서 절망과 죽음으로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책임감을 지고, 대책마련에 앞장서야 할 한나라당이 오히려 그들을 외면한 것이다. 8.6합의 과정에 노사정이 함께 한 만큼 합의서 이행에 대한 책임을 정부 역시 결코 비켜갈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내세워왔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생계유지조차 어려워 죽음의 문턱에서 시름하며 생명을 잃어가는 노동자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정부가 지금까지 당당히 내세웠던 정책과 너무나도 모순적인 양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죽음은 그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강제되어진 것으로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죽음이었다. 결국 쌍용차 경영진과 정부의 부도덕한 경영방침, 공권력을 통한 진압, 그리고 8.6합의서를 이행하지 않은 결과가 이처럼 비참한 사회적 타살을 야기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죽음이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막고, 정상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쌍용차 경영진은 속히 8.6합의서를 이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건 없는 노사 교섭을 진행하고, 해고자, 퇴직자, 무급휴직자, 비정규직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에게 부과한 손배 가압류와 구상권을 철회하고, 구속자를 석방하고 사면해야 한다. 정부는 사측의 이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동시에 현재 생계 위협을 벗어날 수 있도록 노동자들과 유가족들을 위한 생계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노동자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의료 지원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동안 8.6합의 내용을 무시해온 경영진과 정부는 목숨을 잃은 노동자와 유가족, 이로 인해 고통당한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위의 요구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한다. 더불어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안타까운 현실이 함께 사는 정의로운 세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이에 필요한 모든 일들을 실천해 나아갈 것을 밝히는 바이다.

   
2011년 3월 1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전병생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