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BK21팀·팀장 임성욱 교수)은 최근 신학과 과학의 학제 간 대화를 선도해 온 세계적 석학 두 명을 초청해 온라인 Zoom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BK21팀·팀장 임성욱 교수)은 최근 신학과 과학의 학제 간 대화를 선도해 온 세계적 석학 두 명을 초청해 온라인 Zoom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미국 버클리 소재 Graduate Theological Union(GTU) 산하 신학과 자연과학 센터(CTNS, Center for Theology and the Natural Sciences) 설립자인 로버트 러셀(Robert Russell) 교수와 현 소장인 브레이든 몰호크(Braden Molhoek) 교수가 차례로 발표하였으며, 신학과 현대 과학의 공명(consonance)에서부터 인공지능과 기후변화에 이르는 21세기 핵심 의제를 폭넓게 다뤘다.
GTU 명예교수인 러셀 박사는 자신의 저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의 우주론(Cosmology from Alpha to Omega)』을 중심으로 신학과 과학이 만나는 다섯 가지 핵심 쟁점을 제시했다. 첫째, 빅뱅 우주론과 T=0(시간이 0인 우주의 시작점)으로 표현되는 우주의 시작에 대한 신학적 논의를 소개하고, 우주의 시작점이 창조주 하나님 존재의 직접적 증명이 아니라, 이미 창조를 믿는 사람에게 과학적 '공명'을 제공하는 간접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둘째, 우주가 생명 탄생에 정교하게 조율되어 있는지를 묻는 '미세 조정(Fine Tuning)' 논쟁을 소개했다. 하나님이 생명이 가능한 우주를 설계하셨다는 '유신론적 설계론,' 모든 가능한 우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명 친화적 우주에 있는 것은 확률의 문제일 뿐이라는 무신론적 이론인 '다중우주 가설', 나아가 모든 가능한 우주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님이 그 모든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더 큰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유신론적 반론도 함께 소개됐다.
셋째, 창조와 진화의 긴장관계를 다루며, 진화를 하나님께서 종의 다양성을 창조하시는 방법으로 이해하는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을 소개했다. 러셀 교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칼 라너, 위르겐 몰트만 등 여러 신학자와 과학자들이 이러한 통합적 관점을 지지해 왔음을 설명했다. 이어 자신의 대표 이론인 "비개입적 객관적 신적 행위(NIODA, Non-Interventionist Objective Divine Action)"를 소개했다. 이는 양자역학이 제시하는 자연의 '불확정성'과 '열린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자연법칙을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자연 안에서 역사하실 수 있다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넷째, "자연악(Natural evil)"이라 불리는 자연 속 고통과 재난의 문제를 다뤘다. 러셀 교수는 20년간 암과 싸워온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생물계의 고통과 죽음이 생명의 부수적 결과가 아니라 생명 자체의 구성 요소라는 신학적 도전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종말론과 우주론의 관계를 다루었다. 러셀 교수는 표준 빅뱅 우주론이 예측하는 우주의 종말 시나리오가 기독교의 '새 창조(New Creation)' 개념과 긴장 관계에 있음을 제시하며, 이를 과학과 신학이 함께 성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제안했다. 이어 몰트만, 테드 피터스, 판넨베르크의 종말론을 통해 현대 우주론의 전망과 기독교 종말론의 희망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어 몰호크 교수는 CTNS의 연구가 전통적인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넘어, 인공지능, 기후변화, 기술윤리 등 현대 과학기술 문명이 제기하는 새로운 의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소개했다. 특히 템플턴 재단의 지원으로 수행한 인공지능과 덕(Virtue)의 관계를 연구하는 'Virtuous AI?' 프로젝트를 소개하였으며,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의견에 과도하게 동조하는 '아첨하는 AI(Sycophantic AI)' 현상이 인간의 도덕적 성찰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개발과 활용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와 공동체의 가치가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인간 본성의 미래, AI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개념의 재정의, AI가 생성한 신학적 콘텐츠의 종교적 권위 문제, 인공 초지능을 신으로 간주하는 새로운 종교 운동에 대한 신학적 성찰 등을 CTNS의 향후 핵심 연구 의제로 제시했다.
두 강연에 이어 진행된 종합 토론에서는 성경과 신학·과학의 관계, 덕의 문화적 차이, 자연악과 고통의 문제, CTNS의 생태·기후 연구 계획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몰호크 교수는 문헌비평·역사비평을 통해 성서 텍스트의 장르와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신학과 과학의 대화에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CTNS가 '인간 및 행성 번영(Human and Planetary Flourishing)' 연구 협력체를 중심으로 생태신학·기후정의·기술 환경 영향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신학과 과학의 전통적인 대화를 넘어, 인공지능, 기후위기, 우주론 등 현대 과학기술 문명이 제기하는 새로운 질문에 신학이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창조와 진화, 자연악, AI 윤리, 생태와 기술의 책임 등 21세기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신학과 과학의 학제 간 융복합 연구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함으로써,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와 교회, 그리고 신학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중요한 통찰을 제시했다.
강연을 기획한 임성욱 교수는 "이번 강연은 신학과 과학의 대화가 인공지능과 기후위기, 기술윤리 등 현대 문명의 핵심 과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세계적인 신학·과학 융합 연구기관인 CTNS의 연구 성과를 국내 연구자들과 공유함으로써, 한국 신학이 글로벌 학문 공동체와 함께 미래 사회의 도전에 주체적으로 응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 앞으로도 BK21 연구팀은 신학과 과학, AI, 생태를 아우르는 융복합 연구를 통해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교육과 공공신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