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생명·윤리위원회 주최 '제2차 한국교회 구제역 토론회' ⓒ이지수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제2차 구제역 토론회를 5일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고, 구제역 대재앙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토론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교회를 대변하는 NCCK측과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었다. NCCK는 "한 곳에서 많은 동물을 획일적으로 대량생산하는 현재의 축산 형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이효신 사무처장은 "제대로 된 방역시스템 구축"을 정부에 주문하고 향후 축산농가 피해는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NCCK는 이날 발표한 <구제역 사태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이라는 제언서에서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축산업 선진화 대책'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것은 제목만 '축산 선진화 대책'일 뿐, 사실은 초기방역체계 개선에 초점을 둔 '방역 선진화 대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 대책에는 "이번 사태의 근본 문제인 '밀집 사육'에 대한 대안이 빠져 있고, 생명체로서 축산동물의 '복지'에 대한 부분은 언급조차 없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축산업자들의 목소리는 보다 현실적이었다. 이효신 사무처장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밀집 사육에 대한 언급이 없어 반쪽짜리"라면서도, 축사 개선보다는 정부 주도의 방역체계 개선을 서두를 것을 호소했다. 또 정부 대책이 구제역 대응 비용을 축산농가에 과도하게 떠넘기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 사무처장은 "재앙적 수준의 구제역 사태의 원인은, 정부의 허술한 방역체계로 인한 초동방역 실패와 전방위적인 방역대책 미비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따라서 정부의 방역체계를 개편하여 축산관계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대책은 "축산농가에 대한 규제를 통해 구제역을 막아보겠다는 관료적 발상으로서, 축산농민의 도덕적 해이를 핑계로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 제도 하에서 축산농민은 소독시설, 방역시설, 매몰지 마련 및 백신 접종 등에 드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사무처장은 ▲구제역 책임을 축산농가에 돌리지 말라 ▲축산농가 줄도산을 막기 위한 지원과 보상을 신속히 하라 ▲방역, 축산농가·노동자 지원, 매몰지 침출수 실태 조사 등 대책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라 ▲국내 축산농가 보호를 위해 무관세 외국 축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NCCK는 ▲축산 동물에 대한 살처분은 국제동물기구가 정한대로 시행하고 생매장은 명백히 금지해야 하며 ▲축산 동물에 대한 인도적 처우를 마련해야 하며 ▲과도한 육류 소비를 줄이고 '생명밥상운동'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NCCK는 "축산업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축산 동물은) 인간의 삶과 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생명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밖에 이번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우희종 교수가 <구제역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유미호 정책실장이 <소비자 입장에서 말하는다운동>을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