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정상화를 위한 개혁을 요구하며!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마태복음 16장 26절)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삶을 위한 교육이 죽음의 올무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공공교육기관으로 세워진 카이스트에서 올해 들어 4명의 학생과 1명의 교수가 잇달아 자살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학교 발전을 명분으로 ‘징벌적 차등 등록금제’, ‘100% 영어강의’, ‘재수강 제한제’, ‘연차 제한제’ 등의 교육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무한 경쟁과 성과위주의 정책은 학생들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포기하도록 하였다. 그로 인해, 학생들은 관심분야에 도전하기보다는 학점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강의를 선택하거나,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활발한 교류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 앞에, 서 총장은 그 책임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겪고 있는 삶의 고통과 갈등을 학교의 경쟁력을 위해 치러야 할 문제로만 치부해 버린다든지, 외국의 사례를 들며 경쟁위주의 교육정책만이 교육의 선진화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태도이다. 이에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성적에 치중한 주입식 교육, 명문대 입학을 위한 과도한 경쟁, 턱없이 비싼 등록금, 과중한 사교육비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교육정책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경제성과 업적위주의 전문 인력만 양성하려는 기술로써 왜곡되고 있다.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국민 모두가 경제적 부담 없이 당연한 의무와 권리로써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교육지원정책과 교육의 주체인 학생이 학사행정에 참여할 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적자생존의 경쟁이 아닌 더불어 발전하는 건강한 경쟁의식이 요구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로 교육 개혁에 나서길 간곡히 당부한다.
“우리는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다.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카이스트 한 학생의 고백이 카이스트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교육 개혁의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교육의 현장이 성공을 위한 업적 쌓기보다는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경쟁의 싸움터에서 상생의 공간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실천해 나아갈 것이다.
2011년 4월 20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교회와사회위원장 전병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