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선교와 사회참여의 두 수레바퀴 힘차게 굴려야”

기장 중장기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 열려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2일 서울 호텔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단일 교단으로서는 가장 큰 공헌을 한 한국기독교장로회가 교단 출범 60주년을 맞는 2013년을 앞두고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까지 ‘사회 참여’를 브랜드화해 온 기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교단 내 여론은 “사회 참여만 말하기에는 기장의 교회성장세가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사회 참여에 있어서는 그 참여 집단을 소수에서 대중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선교와 사회 참여라는 두 수레바퀴를 함께 굴리자는 것이다.

기장, ‘선교’를 말하다

기장은 1953년 대한예수교장로회로부터 분립한 후 지금까지 교인 수가 3~4배 성장한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장로교 전체의 교인 수가 40배 이상 증가한 데 비해 턱없이 저조한 것으로서, 이 같은 사실이 시사하는 ‘교회 위기론’은 2일 서울 호텔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린 <교단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종성 총회장 "지금까지는 예언자적 사명에 충실…제사장적 사명도 세워 가야" ⓒ이지수 기자

김종성 총회장은 “지난 세월 가운데 기장은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때로는 생명을 걸었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기 위해 작은 힘을 화살촉처럼 연합했다. ‘예언자적 소명’에 충실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앞으로의 새 역사 60년은 더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품는 것으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즉, ‘제사장적 사명’을 예언자적인 사명에 묶어서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사장적인 사명’을 “말씀과 기도”라고 설명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성재 연세대 석좌교수(전 한신대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기장이 그동안 ‘하나님의 선교’ 신학에 충실하여 민주화와 평화통일, 생명운동 같은 사회선교에 헌신해 왔으나, 이러한 외적인 사회운동 과정에서 내적인 신앙생활과 교회목회, 이웃사랑의 사명을 약화시켜 온 점을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고 말하고, 교단의 위원회들을 “목회와 선교 중심으로 재편”할 것을 주장했다. 교단 행정도 “목회와 선교를 위한 지식과 정보, 재정을 제공하는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는 좀더 구체적으로 목회 현실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신학교 졸업 후 부목사 경험을 할 만한 교회가 적어서, 제대로 전담목회도 못 해보고 교회로 나서는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 해결방안에 대해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교육들-교회 운영, 예배 인도, 설교, 기도훈련-을 교단적으로 중점을 두어 실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장의 현실을 ‘패배주의’로 진단하는 견해도 있었다. 한 목회자는 “목회자들 사이에 ’기장은 대형교회가 안 된다’, ‘개척해도 부흥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기장이라는 자긍심도 큰 만큼, 그런 것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해서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자긍심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장의 사회 참여 저변 넓혀야

기장의 사회 참여 저변을 넓히자는 의견도 심포지엄의 한 축을 이루었다. 

정의·평화·생명 분과 발제를 맡은 김희헌 목사(한신대 연구교수)는 사회적 비전을 가진 교회로 기장의 위치를 자리매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민족 전체의 미래를 책임지려는 정신을 소유한 종교만이 미래의 종교지평을 주도할 것”이라며 기장이 붙들어야 할 미래 가치로 “정의, 생명평화, 통일”을 제시했다.

또 현 한국교회의 문제는 “예언자적 사명과 제사장적 사명의 분리와 왜곡”으로서 “예언자적 제사장, 제사장적 예언자의 등장이 요청되며, 기장의 중대형 교회가 예언자적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장 60주년을 맞아서도 “민족의 미래를 위해 분기점을 마련하는 책임 있는 교단이라는 면모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성영 한신대 신학대학원장은 기장의 향후 정치참여 형태에 대해 “명망가 중심의 개인적 정치참여나 단체나 모임 수준을 넘어서, 기장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공의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고, “단, 교회의 정치적 참여는 교회가 정파 및 정치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한 정당성을 가진다”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교단의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전철 목사(한신대 외래교수)는 △웹 1.5 시대의 환경에 머물러 있는 기장의 디지털 환경을 웹 3.0 수준으로 전환, 30만 기장공동체가 상호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총회, 총회교육원, 한신대(및 신대원), 목회와신학연구소 등 기관들이 소통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자는 의견 제시를 통해 보다 민주적이고 열린 구조로의 변화를 웹을 통해 도모할 것을 말했다.

강용규 목사(기장 국제협력선교위원회 위원장)는 △WCC(세계교회협의회)뿐만 아니라 오순절 및 복음주의권과의 일치를 위해 ‘글로벌 크리스천 포럼’ 등에도 적극 참여하자는 의견을, 임명규 목사(기장 유지재단 이사장)는 △목회자 생활비 평준화 시스템과 이를 위한 현 생활보장제도의 개선을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한 ‘기장 21세기 중장기발전기획위원회’는 작년 제95회 총회의 결의를 거쳐 신설됐다. 기획위 설치 이유에 대해 기장은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21세기 기장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2013년까지 활동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며, 현재 7분과로 나뉘어 상시에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획위는 수렴된 의견들을 모아 총회 헌의안으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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