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없다고 평화 아냐" 확장된 기독교적 평화담론

국제에큐메니컬평화회의 킹스턴서 폐회

 
  ▲국제에큐메니컬평화회의(IEPC) ⓒWCC

‘정의로운 평화’(Just Peace)를 위한 기독교적 담론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개최한 ‘국제에큐메니컬평화회의’(IEPC)가, 공동메시지를 발표하며 폐회됐다.

이번 대회의 논의 내용을 함축한 공동메시지는 전쟁과 갈등의 반대 상황으로서의 평화의 의의를 되새기는 한편, ’지구와의 평화’, ’시장에서의 평화’와 같은 다소 확장된 평화담론을 펼치기도 했다.

“법적으로 전쟁 용인하는 사회 되어선 안 돼”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온 1천여명의 성직자, 신학자, 평화운동가들은 메시지를 통해 “평화는 우리의 공동의 신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말하고, “세계교회협의회의 회원교회들과 그 밖의 기독교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하나되어 폭력문제에 대하여 고심하고 전쟁에 반대하며 ‘정의로운 평화’를 고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기독교인들은 폭력, 부정의, 군국주의, 인종차별, 계급차별의 문제에 공모해 왔다. 우리의 이 죄를 하나님께서 용서하시고 우리를 변화시켜 주셔서 정의와 평화의 지지자들로 삼으시기를 기도한다”며 참회했다.

참가자들은 전쟁에 반대하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전쟁을 법적으로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의 공통된 갈망”이라고 전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방법은 종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어떤 곳은 개인적 회심이나 도덕성을 강조하고, 어떤 곳은 기독교회 안에서의 협력과 개선을, 어떤 곳은 폭넓은 사회적 운동과 사회를 향한 교회의 공동증언을 강조할 것이다. 각각의 방법은 장점이 있고, 서로 배타적이지도 않다. 사실 그것은 뗄래야 뗄 수 없게 연관되어 있다”고 밝혔다.

지구와의 평화, 시장에서의 평화

또 메시지는 이번 대회의 4가지 테마-지역사회에서의 평화(peace in the community), 지구와의 평화(peace with the earth), 시장에서의 평화(peace in the marketplace), 민족들 사이의 평화(peace among the people)-에 대해 각각 해설했다.

특히 ‘지구와의 평화’ 부문에서 참가자들은 “환경위기는 인류의 심각한 윤리적, 영적 위기”라고 지적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지구에 가해 온 행동들을 상기하며, 창조세계보전과 우리의 생활습관에 대한 책임을 다시금 표명하는 바”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문제, 천연원료 고갈 문제, 원자력 발전 문제 등을 지적했다. ‘시장에서의 평화’ 부문에서는 세계경제의 ‘구조적 폭력’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물리적 힘을 가하는 직접적인 폭력은 아니지만, 계층 간·나라 간의 거래 불평등, 광범위한 가난의 현실을 묵인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교회가 ‘생명의 경제’(economies of life)를 위한 노력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민족들 사이의 평화’에 대해 언급하면서는 “’국가 안보’의 배타적인 개념을 벗어나 이제는 모든 이들의 안전(safety for all)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메시지는 ‘정의로운 평화’가 향후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의 우선적인 아젠다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마무리 됐다. 특히 오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제10차 WCC 세계총회에서도 주요 논제가 되어야 함을 밝혔다. 제10차 WCC 총회의 주제는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로서, 이번 IEPC 대회의 연속선상에서 많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동메시지 초안 작업에는 대회 참가자 1,000여 명 중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7명으로 이루어진 전담 위원회가 최종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의장을 맡은 남아프리카 감리교회 이반 아브라함스(Ivan Abrahams) 감독은 “이번 메시지는 우리 자신과 교회와 관련기관을 향한 것이며, 또한 상하고 깨어졌지만 하나님께서 무척 사랑하시는 이 세계를 향한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행진의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CC 중앙위원회 의장 왈터 알트만(Walter Altmann)은 “메시지에서 언급된 이슈들은 간단하지 않으며, 우리의 후속적인 사역을 요청한다”며 텍스트에서 끝나지 말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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