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밭 김경재 목사. |
지난 5년 간 강단에서 전한 말씀들을 압축적으로 요약, 정리해 묶은 김경재 목사(삭개오작은교회 원로)의 고희(古稀) 기념 말씀 묵상집 『삭개오의 기쁨』(한들출판사)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김 목사는 머리말에서 "나는 신학이라는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교회에 봉사하는 것이고, 신학이 교회에 봉사하는 구체적 사명은 결국 ‘설교’에 봉사하는 길을 통해서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문화되고 분업화된 신학의 장르들도 결국 ‘설교가 설교답게 되도록’ 봉사하는 궁극적 목적에 복무하는 것이 아니면 그 본래 학문 연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설교란 신비한 언어사건이다. 성경 말씀이 씨앗으로 설교자의 가슴에 심겨져, 성령의 물과 불로 싹이 트면, 그 말씀 자체가 진리의 자증력(自證力)을 가지고 회중들과 세상을 향해 창조적 생명력을 지닌 ‘말씀’으로 작동한다"며 "바른 설교 말씀은 설교자 개인의 것이 아니고 창조 때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신 로고스 자신의 것이요, ‘은혜와 진리’의 화신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라고 했다. 5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신학과 삶이 만나는 자리인 교회 목회, 특히 설교 강단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섬겼는지를 짐작케 해준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누구보다 김 목사 제자들의 노고가 컸다. 김 목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밭고랑에 떨어진 늦이삭을 바구니에 주어 담아 놓은 것 같은 설교 원자료들을, 계절 따라 교회력 따라 분류하고 편집하는 수고를 그의 젊은 제자들이 도맡아 했다.
책의 타이틀을 ‘삭개오의 기쁨’으로 정한 이유는 뭘까? 눈치 빠른 독자들은 지은이가 섬겼던 교회의 이름에서 그 답을 어느정도 짐작했으리라 전망한다. 지은이 역시 책의 부분, 부분들이 합목적적으로 지향하는 바인 전체 주제를 빙글빙글 돌려 말하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 그 보다 아예 책의 시작서부터 던지는 화두로 삼았다.
‘삭개오작은교회’ 설립 정신을 터놓은 기본 성구인 삭개오 이야기를 토대로 한 ‘삭개오의 기쁨’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김 목사는 "삭개오 작은 교회는 세 가지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신앙공동체를 이루며 가려고 한다"고 전한다.
첫째로 자기 자신의 실존이 현대판 삭개오라는 것을 절실하게 고백하는 자들이 모이는 교회로 영적으로 키 작은 장애인이요, 물질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세계 경제 질서에서 얻은 돈으로 살아가는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고백하는 사람들 모임이며 둘째로 항상 마음 속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자 사모하며, 마음과 가정의 중심에 예수를 모시고, 생명 말씀을 듣고 배우고자 하는 구도자적 자세로서 모이는 공동체라고 했다.
끝으로 교회의 헌금 절반과 나의 경제적·정신적 재화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기쁜 마음으로 나누며 살기를 다짐하는 신도들의 공동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 목사는 "한 마디로 ‘삭개오의 구원 체험’이 오늘 나의 실존의 내면과 내 가정과 교회 안에서 거듭 체험되기를 바라는 작은 신앙 공동체"라며 "삭개오의 기쁨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라고 전했다.
한편, 28일에는 삭개오 작은 교회 신도회 후원으로 삭개오작은교회 예배실(2층)에서 숨밭 김경재 목사 『삭개오의 기쁨』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김기석 목사(청파감리교회)가 서평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