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한기총 사태를 둘러싸 첨예하게 대치했던 길자연 목사(좌)와 이광선 목사(우)가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교회 앞에 사죄의 인사를 하고 있다. |
한기총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가 합의안을 도출했다. 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 회의실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미리 준비한 공동 성명서를 낭독하는 것으로 입장을 전달했다.
성명서 낭독은 길자연 목사, 이광선 목사 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길자연 목사는 그간 이광선 목사측에세 법정 공방의 주요 근거로 제기해 왔던 금권선거 문제에 대해 침묵을 깨고, 시인을 했다.
길자연 목사는 "한기총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려 깊은 사과를 드린다. 우리는 한기총의 대표회장 선거에 있어서 금권선거로 하나님과 한국교회 앞에 떳떳치 못했던 사람들이다"라며 "그동안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질타, 위로, 격려,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오늘 우리 양측은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음을 알려드린다"며 △이광선 목사의 개혁안을 수용한다 △특별총회 개최시 대표회장 인준과 개혁안(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 규정)을 동시에 상정한다 △특별총회의 민주·평화적인 진행을 위해 상정안건 절차는 대행자에게 맡긴다 고 전했다.
이어 이광선 목사는 "위 사항들이 원만히 진행되면 한기총과 관련한 민·형사 소송을 취하하고 또 소송 취하를 권고한다"며 "한기총을 하루속히 정상화하고 한기총이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해 복음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 돕는다"고 했다.
합의안에 대한 상세 설명 등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질의를 받지 않은 길자연 ·이광선 목사는 한국교회 원로들과 함께 더 대화를 나눈 후 6월 8일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 범대위측 신광수 목사가 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김진한 기자 |
한편, 불현듯 도출된 두 지도자의 합의안에 양측 참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가 그의 참모들 조차도 배제한 채 단독 합의안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불만도 표출됐다.
한기총 범대위측 신광수 목사는 기자들과 따로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범대위측의 기본적 입장을 전했다. 이광선 목사의 개혁안을 수용 그리고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 및 민·형사 소송 취하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에 대해 신 목사는 "인준을 하는 것은 총대들이 하는 것이고, 소송 취하는 (이광선 목사가)우리하고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기총 사태수습과 관련해 이광선 목사에게 전권을 위임한 범대위측은 그러나 소송 취하 등의 세부적인 사항의 권한까지 부여한 바는 없다며 "6월 8일 전에 어떤 식으로든 이광선 목사와 대화를 나눈 뒤 범대위측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