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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피는편지] 내가 만난 아이들은 ‘문제 아이들’이 아니랍니다

들꽃청소년세상 새밭토끼풀가정 김근혜 대리부모

청소년에 대한 열정과 가슴을 가지고 청소년을 만나고 싶어 달려왔습니다. 결혼7년차. 큰아이 7살, 작은아이 4살...신랑과 함께 네 식구가 낮선 동네 ‘안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만난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쉼터에서 생활하다 그룹홈으로 옮겨 새 삶과 꿈을 가지고 함께 가정을 꾸렸습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로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많은 댓가를 지불해야 하며, 가족으로 살기 위해 많은 시간들이 필요했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들을 드러내며, 서로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했습니다. 어떤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는 것으로, 어떤 아이는 고함과 신경질로, 어떤 아이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거짓말과 가식으로, 어떤 아이는 묵묵부답으로 말입니다.

아이들과 저희 가족은 서로가 감당하기에는 힘이 들었나 봅니다. 너무나 힘이 들어 하나님 앞에 나아가 눈물로, 탄식으로, 절박함으로 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리고 하나님이 가라 하셔서 온 줄로 알고 있었는데 부닥친 현실은 왜 이리도 힘든 것인지 기도하였습니다.

가족...특히 큰 아이(7살)과 작은 아이(4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워 보였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엄마로서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너의 아이들을 제물로 드려라’였습니다. 이해할 수 없고, 대답할 수 없었지만...눈물로 순종하였습니다.

제 아이들이 귀하고 소중하듯이 그룹홈 아이들도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우리가 가족이기에 어느 누구를 선택할 수도, 어느 누구를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룹홈안에 교사도, 아이들도 서로가 가족으로 살지 않으면 가정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입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룹홈 아이들 각자는 또 얼마나 힘겨운 시간들을 보낼까 안타까워 집니다. 아무리 사회적 가정으로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그 아이들이 겪고 이겨내야 할 힘겨움과 버거움은 얼마나 클까? 자신의 부모님, 가족들과 살아야 하는 일차적인 안정감 누리지 못함으로 오는 불안정을 극복해야 하며, 새로운 가족들과 살아가야 하는 힘이 있어야 그룹홈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집니다.

그룹홈을 보고는 대개 교사들을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우리 아이들이 그룹홈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힘이 분명히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교사들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수고와 아름다운 힘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처와 소외당한 아이들이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상관없이 많은 정서적인 불안과 내적 갈등을 통해 표출되는 것들만 가지고 ‘문제 아이들’이다 말하지 말아주십시오.

그 문제는 이 사회로부터 부여받아 이 아이들이 힘겹게 이겨내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얼마전 출산에 대하여 교육을 받으며, 해산의 고통과 수고를 감당하는 어머니 보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아이의 수고와 고통은 감히 비교할 수 없음을 다시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이 갓난 아이와 같은 힘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감당하며 잘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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