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굶주린 북한 동포를 위해 밀가루 172톤을 지원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모금운동을 전개, 2차 대북 지원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교회 일각에서는 통일부의 승인 없이 北에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을 하고 있는 NCCK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 사실, 사회의 구성원으로 국가법을 거스리면서까지 식량 지원을 해야하느냐며 회의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손봉호 박사. ⓒ베리타스 DB |
이러한 가운데 인간의 생존권 문제는 법을 넘어서 있다는 주장이 진보-보수 인사를 떠나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손봉호 박사(고신대 석좌교수)는 "기아 문제는 제도나 법 위에 있다고 본다"며 "정치적 배려를 한다는 것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을 먹이는 일은 그리스도인으로서 기본적 의무라는 것이다.
손 박사는 또 "진보교회에서 말하는 인간의 존엄성의 가치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면서도 "(북한 내)자유를 허락하지 않고 탄압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땅히 비판을 가하고, 그것을(북한 인권)을 보장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보교회를 향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더불어 촉구한 것이다.
▲김명혁 목사. ⓒ베리타스 DB |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는 "국법도 따라야 하지만 그보다 절대적인 법을 따르는 것이 옳다"며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법이다. 하나님이 분부하신 법을 우선적으로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복음주의 목회자들 역시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음도 덧붙였다. 김 목사는 "현 정부가 허락을 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전개 되어야 하는게 대북 인도적 지원"이라며 자신이 활동 중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진벨을 통해 1년에 두번씩 각각 3천만원 상당의 의약품(결핵)을 보낸다"고도 강조했다.
▲서광선 박사. ⓒ베리타스 DB |
한편, 에큐메니컬 인사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일부 보수교회가 진보교회의 대북 지원 활동에 비판을 제기하는 것에 "6.25 동란 시절 우리가 굶주림에 지쳐 있을 때 예수의 가르침을 받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얻어 생존하고 살아남았다"며 "그런 우리가 다른 민족도 아니고 우리 형제 자매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북한의 동포들이, 아이들이 굶주리고 있는데 이념적 이유로 도와주면 안된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법에도 어긋나고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아울러 "하나님 복음에 앞서 같은 인간으로서 동포로서 북한 동포를 외면하는 것은 인간적인 죄고, 비인간적인 태도가 아닌가"라며 "인간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법은 틀린 법이고, 악법이라고 생각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