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고 조향록 목사 설교] 별을 보라

얼마 전 한밤중에 돌연히 ‘별을 보라’는 소리에 잠을 깨면서 ‘동방박사들이 별을 보고’라는 말씀이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나 마태복음 2장 1~12절을 읽었습니다. ‘별’이란 말이 그 본문에 4번 나왔습니다. ‘이른 별을 보고’, ‘별이 나타난 때가 언제 인가?’, ‘그 별이 예수 나신 곳 위에 머물더라’, ‘별을 보고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고 사람들은 글을 쓰고 노래를 하고, 사막의 대상(隊商)들은 바른 길을 찾습니다. 밤은 어두워도 별을 보는 사람은 외롭지 않습니다. 야곱은 벧엘 골짜기에서 별을 보고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별은 외로운 길손의 친구, 안내자요, 위로의 천사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주 비행사가 달과 별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니, 그것은 흙과 돌덩이로 뭉쳐진 죽은 물체요, 별빛도 별이 내는 빛이 아니라 태양빛을 받아 반사하는 빛이었습니다. 태양 빛도 원초적인 빛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해와 달을 창조하시기 전, 창조 첫날에 ‘빛이 있으라’ 하셨으며, 성경에 의하면 바로 여호와께서 곧 빛이 되십니다(시27:1, 요1:1~2). 우리가 우주 비행사를 통해 별빛은 태양이 비춰준 빛이라는 것을 알듯, 인간이 빛의 근원, 빛 자체이신 하나님의 생명의 빛을 통해 천하를 주고도 바꿀 수 없는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최초의 자각입니다. 이것은 하늘의 조화입니다.

두 번째, ‘별이 나타난 때가 언제인가?’라는 질문은 헤롯대왕이 물은 말입니다. 하늘 사건이 자기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그 별이 나타난 때가 언제인지 묻고 있는 그는 바보, 멍텅구리입니다. 별이 나타나는 때는 밤입니다. 헤롯이 묻는 그 때는 로마제국 천년 역사가 쇠망기에 접어든 때로서, 헤롯 대왕의 통치가 흔들리던 때입니다. 예수 탄생 소식을 뒤 늦게 알게 된 그는 분풀이로 두 살 이하 아기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는 짓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도 망하고 그의 왕국도 50년을 못가고 멸망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때도 캄캄한 밤입니다. 땅만 파고 사는 사람들은 개인이건 국가건 자기 멸망의 때를 모릅니다. 헤롯 왕국도 로마제국도, 어떠한 인간, 어떠한 제국도 땅위에 있는 것들은 모두 스러져 갑니다. 하지만 땅만 보고 사는 사람은 인간과 역사의 운명을 싣고 가는 이 배의 항해사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땅에 사는 사람들의 비참함입니다.

세 번째, 그 별이 예수 탄생하신 베들레헴 여관집 위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마태복음 기록자는 여기서 왜 별 이야기를 했는지 정체를 밝힙니다. 위에서 하늘과 땅, 밝음과 어둠, 영원과 시간, 망하는 것과 망하지 않는 것, 그 영원히 대립된 평행선을 걷는 진상을 정(正)과 반(反)으로 설명하고, 여기에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합(合)으로 연결시킨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파멸 직전에 이른 땅과 땅의 역사, 땅의 사람들을 다시 살리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 외아들 예수를 하늘과 땅을 연결한 구원의 징검다리로 주목하라는 하늘의 메시지요, 하늘 천사의 나팔소리입니다. 이 구성은 서양 역사 철학의 정반합(正反合)의 논리와 동양 사상의 뿌리가 되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천인지(天人地) 삼재(三才)로 예수 안에 하나로 묶어 전개한 것입니다. 이제 우주와 만물, 인간의 초점은 예수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빛이 전달되는 것은 마치 우리와 태양 사이에 오존층이 빛을 막아서 사람이 태양 빛을 받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는 중보자가 있어야 사람이 하나님을 알고 보게 되는데, 예수님이 바로 그러한 중보자 되십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예수를 통하여서만 하나님을 바로 알고, 배우고, 또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증거 합니다. 그 가운데 인간은 예수의 제자가 되고 빛의 사자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신자가 되는 것은 하늘빛에 몸과 마음을 채워 그 빛을 밝히는 빛의 사명자가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들로서 우리가 살고 일하는 바로 이 자리에서 예수 잘 믿도록 노력해야합니다.

마지막, ‘별을 보고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 라는 말은 동방박사 이야기의 에필로그입니다. 일등을 보장받고 뛰는 운동선수는 가는 길이 아무리 어려워도 속마음은 기쁨에 차 있으며, 산고의 비지땀을 흘리는 임산부는 옥동자의 출생이 기뻐 얼굴에 미소를 짓습니다. 우리는 승리를 이미 보장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은 모두 근심, 걱정, 실망, 절망한다 해도 우리 초동교회와 신도들은 사명자의 행진을 찬송을 부르면서 전진 합시다. 60주년, 70주년 아니, 주님이 오시는 그 때까지 빛의 사명자로서 우리 신앙의 행진을 더욱 촉진하시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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