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회복지은행이 작년 11월 장충체육관에서 발족 행사를 여는 장면. ⓒ베리타스 DB |
‘이자 돈놀이’를 벌이려던 기독교은행 설립이 알고보니 희대의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기독교 사회복지 은행을 만들겠다며 목사와 신도 248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3억 8천여 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강모 목사(65)가 구속됐다고 3일 밝혔다.
강 목사는 작년 11월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을 동원, 기독교은행 설립 추진을 위한 발기인대회를 가진 바 있다. 이 행사에는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 등 유명 보수 교계 인사들이 여럿 참석한 탓인지 교인 7천 여명이 운집해 중구 장충체육관을 가득 메웠었다. 당시 한국사회복지금융설립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행사를 주최한 강 목사는 "자본금 1조 5천억원 규모의 제1금융권 기독교은행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호언장담도 했었다.
이와 관련,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는 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교회자산과 헌금까지 들먹이면서 은행업을 하려한단 말이냐는 비아냥거리는 냉소적 비판이 식자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헌금이 얼마나 차고 넘쳐서, 가난한 사람 구제하고도 남아 '이자 돈놀이'하려고 드는가라고 한심스뤄워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김 교수는 "은행설립자 명분은 은행 이름 그대로 한국사회 복지사업 지원에 있다고 변명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이름이 고상한 ‘은행’이지 실제는 까놓고 말하면 은행이란 저축기탁금과 대출 금액 사이에 기간을 조절하는 ‘이자 돈놀이’ 돈 버는 사업인 것"이라고 잘라 말했었다. ‘교회 개척 자금을 지원해 준다’는 등 명분은 그럴싸했으나 '이자 돈놀이'라는 순수하지 못한 동기로 시작된 기독교은행 설립이 사기 행각으로 파국을 맞은 것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용불량자인 강 목사는 서울 잠실동에서 새소망교회를 운영하다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지난해 5월 쫓겨났고, 이후 이 같은 사기 행각을 벌이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