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무신론자 이어령 전 장관 무릎 꿇게 한 이민아씨 간증집 펴내

『땅끝의 아이들』

그녀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혼과 병(病), 아이의 자폐증, 맏아들의 죽음 그리고 실명의 위기까지. 얼핏 보아도 불행으로만 가득차 있을 것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녀가 이제 세상에서 버려져 그야말로 땅끝에 서 있는 아이들의 따뜻한 어머니가 되어 외치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이 자살을 택하지는 않을 거라고...”

▲『땅끝의 아이들』 표지.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으로 대표되는 이어령 박사(전 문화부 장관)를 신(神) 앞에 무릎을 꿇게 한 장본인 이민아씨(52)가 신앙을 갖게 된 후 겪게 된 여러 가지 시련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게 한 하나님의 역사, 영적 체험과 깨달음을 구술 형식으로 정리해 책을 냈다. 신앙간증집 『땅끝의 아이들』(시냇가에 심은 나무).

이화여대 영문과를 3년만에 조기졸업한 수재 이씨는 남편과 결혼 후 미국으로 갔고, 해스팅스 로스쿨(Hastings Law School)에서 학위 및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어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임용돼 청소년 범죄 예방과 선도에 헌신한 이 씨는 LA지역 부장검사까지 역임하며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런 이씨에게도 불행이 찾아왔으니 첫번째 결혼 생활이 파경을 맞았던 것이다. 이후 1989년 두번째 남편을 만나 재혼을 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꾀했지만 1992년 암 선고를 받게 된다. 갑상선암이었다. 암이 두 차례 재발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중에 둘째 아들의 자폐증 판명으로 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몰려오는 고통과 통증을 완화해 볼 수 있을까 하여 1992년에는 기독교에 귀의하여 정식으로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그가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진실한 신앙인으로 살게 된 것은 2002년 봄이었다. 다니던 미국 교회에 우연히 나가 설교를 듣는 중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우리의 죄로 인해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으셔서 부활하심을 믿는 것만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고 내가 그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라고 입으로 시인하고 나의 주님이라고 시인할 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듣게 되고, 자신을 내려놓고 입술로 자신의 삶의 주인을 새삼 고백하게 된다.

하지만 신앙은 깊어져 가는데 몰려오는 시련의 파도는 나날이 커져만 갔다. 2006년 망막이 손상돼 거의 실명위기에 처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맏 아들 유진이 원인 불명의 혼수상태에 빠져 돌연사하는 인생 최대 위기를 겪었다.

이씨는 책에서 장남을 묻고 묘비명을 정하던 날 꿈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증언한다. 그녀는 하나님이 꿈에 나타나 "이 아이가 지금 아버지 집에서 편히 쉬고 있다 슬퍼하지 말아라. 지금 기뻐하며 잘 쉬고 있다"고 위로했다고 적었다. 그래서 아들의 묘비명을 ‘Resting in his Father’s house’라고 했다. 아버지 하나님의 품에 쉬고 있으라고.

무수한 시련을 신앙으로 이겨낸 그녀는 지난 2009년 목사안수를 받은 후 미국, 아프리카, 남미, 중국 등지를 돌며 마약과 술에 빠진 청소년 구제활동과 전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한편, 이어령 전 장관은 시력을 잃을 뻔했던 딸 민아가 기적적으로 시력을 되찾으면서 세례 받기를 결심했다고 그의 간증집 『지성에서 영성으로』(열림원)에서 밝힌 바 있다. 딸이 병에 걸렸을 때, ‘딸을 낫게만 해주신다면 남은 생을 주님께 바치겠다’고 서원했다는 것. 기적을 체험하고 나서도 “하나님이 이 세상 시각장애자들을 모두 눈 뜨게 하실 순 없지 않냐”며 이성을 되찾으려 했지만, 이미 이성 저 너머에 있는 영성의 세계를 맛본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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