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18일 오후 6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제1차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베리타스 |
한국교회 예배에 있어서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되고 있는 ‘세례’에 관한 재조명을 통해 예배 갱신의 목소리를 내는 자리가 마련돼 목회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18일 오후 6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한국교회발전연구원(원장 이성희)이 연 1차 연구 발표회에서 나형석 교수(협성대학교)는 ‘한국교회의 예배 문제: 예배 갱신을 위한 관점으로서의 세례’에서 다분히 예배에 무관한 혹은 기껏해야 부차적이거나 지엽적인 주제로 간주되어 온 ‘세례’를 예배 갱신의 관점에서 시각을 달리해 봤다.
세례가 예배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강조한 나 교수는 "교회는 세례사건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한 성령 안에서의 아버지와의 교제)에 응답하기 위해 모인다. 세례는 따라서 예배의 본질, 성격, 혹은 과제를 설명해 준다"고 했다. 매주 세례가 없어도 예배라는 응답 행위는 늘 세례를 전제한다는 것이었다.
나 목사는 "삼위 하나님의 존재와 사역 안에 세 번 깊이 잠긴 후 그리스도의 몸으로 무덤에서 일어선 자들, 안수와 도유로 성령의 임재 가득한 자들, 그리스도를 옷입은 자들, 빛이신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 부활초를 든 사람들, 이제 막 물에서 올라와 흠뻑 젖은 자들, 기름의 향내로 감싸인 자들, 놀라움으로 가쁜 숨 몰아쉬는 사람들. 예배는 이런 세례적 사건을 통해 은총을 입은 회중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찬양과 감사 그리고 간구의 응답이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예배 구조의 세례 대응성을 살펴 본 그는 "예배는 성격상 세례적이다"라며 "세례 사건에 상응하는 반응이어야 하기 때문에 세례적 색채와 맛은 어쩔 수 없다. 예배의 큰 구조가 세례적 사건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그 응답은 초점 없는 것이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배의 구조를 설교-세례-성찬 등으로 나눈 뒤 불신자들 그리고 세례받은 자들에게 있어 각각 설교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불신자들에게 있어서 설교는 "세례적 사건에 주어진 약속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설명하고 가리키고 그 곳으로 초대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세례 받은 자들에게 있어서는 "세례를 통해 시작되었으나 아직 종말론적 완성을 향해 커가고 있는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으로서의 교회 공동체의 양육에 관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응답의 주체로서의 회중을 주장한 나 교수는 세례적 사건에 대한 응답은 "그 사건을 통해 탄생하게 된 그리스도의 신비한 몸으로서의 교회 공동체"라고 설명하며며 회중이 예배의 주체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예배참여 대상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계급주의적, 차별주의적(성, 연령, 소유, 교육, 인종) 접근은 없는가에 대한 이데올로기 비판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연구 발표회에서는 김경진 교수(장신대 예배설교학)가 ‘한국교회의 예배 진단’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특히 부흥회식 예배가 만연한 것에 “한국교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부흥운동은 그것이 미친 혁혁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드러난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며 “부흥운동은 개인의 회심을 강조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러한 회심의 강조는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신앙의 변화를 강조하게 되면서 교회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세례 성례전이 도리어 불필요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