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박사(한신대 명예교수)가 TV 드라마와 아이돌팝으로 동남아는 물론이고 유럽에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류’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을 시도했다. 본지는 그의 동의를 얻어 강연문 ' 한류(韓流)에 대한 문화신학적 조명- 인간다운 삶의 통전적 관계성, 창조적 역동성, 초월적 영성을 중심으로'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1. 들어가는 말 : 주제탐구의 문화신학적 관심, 방법, 과제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
2011년 늦가을 11월, 4회에 걸쳐 논의되고 있는 한국문화신학회와 연대기독교문화연구소 공동주최의 심포지엄 주제는 ‘한류와 정의’ 이다. 이 큰 주제를 기독교문화신학의 관점에서 고찰하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필자는 심포지엄의 주제에 대하여 ‘문화신학’의 과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므로 ‘문화신학’이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신학의 한 전문분야인가 ‘한류’와의 관련해서 잠시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문화신학은 “종교는 문화의 실체요, 문화는 종교의 형태이다”(틸리히)는 고전적 명제에 기초하여 문화현상 속에 깃들어 있는 동시대 인간공동체의 ‘궁극적 / 준궁극적 관심’을 분석해 내서 복음의 빛으로 조명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을 과제로 삼는다.
한류는 오랜 문화공동체로서 축적해온 한민족의 문화적 잠재력이 1990년대 부터 한반도국경과 민족을 넘어서 온 세계로 확장해간 문화현상이다. 한류라는 문화현상에 대하여 인문학과 사회학의 여러 전문분야에서 짧은 기간이지만 적지않는 연구물이 쏟아져 나왔다. 문화신학자로서 필자는 에니메이션, TV드라마, 영화, 대중음악, 소설, 게임, 문화산업 조직과 운영등 예술문화 전문가들의 전공영역 담론들에 추가하여 또 하나의 아마추어적인 문화신학적 사족을 달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화신학은 그들 담론속에 담긴 문화형식 혹은 문화형태로 표현되거나 표출된 한류의 ‘궁극적 / 준궁극적 관심’의 성격을 복음의 빛에서 조명하고 성찰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신학은 복음이 세상적 삶현실의 궁극적 비젼으로 제시하는 ‘하나님의 나라’가 함의하는 것 , 다시말하여 온 인류의 자유해방 · 정의평등 · 생명평화 · 우상타파 · 영생초월등의 신앙적 이념의 빛으로서 한류의 문화현상을 이념비판적으로 그 빛과 그림자 양면을 평가하고 성찰한다. 이 논문은 한류라고 부르는 문화현상에 대한 복음적 조명및 평가의 성격을 띈다.
둘째, 문화신학은 ‘종교’와 ‘문화’의 상호관계성이 단순한 수직적 혹은 수평적 차원에서의 ‘실체-형태 이원구조’(substance-form structure)가 아니라, ‘변증법적이고 상호순환 구조’(dialectical-perichoresic structure) 안에서 작동한다고 본다. 이 말의 뜻은 복음의 본질과 한류문화현상 이해가 상호작용하면서, 한국인의 삶을 리얼한 ‘생명의 잔치’가 되도록 봉사하는 공동과제를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와 의미를 담고있는 ‘그릇 이나 의상’같은 고정된 형태와 형식이 아니라 ‘피와 살과 신경망’을 갖춘 살아있는 유기체 같은 것이다. 복음이 세상을 구원하는 진정한 ‘생수와 생명의 떡’이 되려면 문화라는 유기적 현실체로서 육화(肉化)하지 않으면 않된다. 종교는 문화 그 자체는 아니지만, 문화로서 구체화되지 않은 교리적 관념체계로서 머문다면 그것은 죽어 그 몸이 경직된 종교일 뿐이다. 문화신학이 한류라고 부르는 문화현상에 대하여 비판적 성찰을 한다는 뜻은, 정통기독교의 ‘성속이원론’의 교리적 잣대를 가지고 문화현상을 고답적 도덕기준으로서 평가한다는 말이 아니다. 도리어, 그 역으로서 현대지구촌 문화현상의 빛 안에서 정통적 복음해석을 재조명한다는 상호조명을 문화신학은 목적으로 한다.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그 복음의 증언과 육화방식은 매 시대마다 새롭게 재구성되고 재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글의 구성은 서론을 포함하여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2장에서 한류문화현상에 대하여 문화콘테츠학 관점에서 한류발생 원인, 현장 상황, 위기와 도전 등을 예술문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요약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류문화현상’ 서술담론은 그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에 경청하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는 한류의 여러 문화콘텐츠 중에서 TV드라마와 한국대중가요(K-pop)로 통칭되는 젊은 세대들의 군무음악예술(群舞音樂藝術)에 제한 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류 문화현상 중에서 ‘겨울연가’나 ‘대장금’으로 대표되었던 TV드라마와 K-팝의 전령사격인 ‘아이돌 팝’(idol pop)이 한류의 밑바탕에 흐르는 기본적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한류를 주도하는 대표적 문화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화상징론에서 ‘시뮬라크르’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살피고, 왜 한류담론에서 ‘정의’가 문제되는가를 언급 할 것이다.
제3장은 본 논문의 중심 부문인데, 한민족의 집단무의식에 상존한 듯한 민족 심성의 원형적 특성을 문화신학적 관점에서 조명할 것이다. 특히 폴 틸리히, 함석헌, 현영학, 유동식의 신학적 혜안을 빌어 한류현상을 문화신학적으로 조명해볼 것이다.
제4장 에필로그에서, ‘한류와 정의’라는 두 가지 키워드(Key word)중에서 ‘정의담론’이 지닌 의미를 문화산업 및 문화 네셔널리즘과 관련하여, 그리고 예술적 상상력과 창조성을 가지고 이념비판운동의 촉매자로서 한류현상이 기능해주기를 기대하는 관점에서 약간언급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류가 현대 한국 개신교의 경직된 현상에 주는 메시지를 살펴 볼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