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다 간행되는 학술지들. ⓒ베리타스 DB |
제목처럼 서양 철학자나 서양 신학자들을 연구한 논문들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학술지에 실린 14편의 논문들 중에 한국교회의 상황을 리서치하여 분석하고 해석한 것은 한, 두편에 지나지 않는다. 타학술지에서는 이러한 한국적 신학 연구 논문이 아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연구 현황은 한국 신학자들이 서양 대가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그들이 연구 활동에 있어 '모험' 보다는 '안정'을 선호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오갑 교수(그리스도신대, 조직신학)는 "신학자체가 서방이기에 서방에서 전개되고 있는 흐름들을 소개하는 것은 중요하다. 세계화 시대 문 닫고 살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서방 신학 연구의 가치를 새삼 확인하면서도 "솔직히 말해 (한국 신학자들이)한국적인 것, 우리의 것을 소홀히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국 신학자들이 한국적인 것을 연구토록 논문 평가시 (한국교회 상황과의)적합성 및 실용성 등을 평가항목으로 두고, 그러한 연구 노력에 가산점을 주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몇몇 학술지들의 편집 및 심사위원들은 실제로 한국 신학자들의 한국적 신학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의 투고규정을 두고, 논문을 평가함에 있어 이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모학술지는 △창의성 △논리전개의 합리성 및 객관성 △활용성 △적합성 등을 원고 심사의 평가항목으로 두고 있으며, 특히 적합성과 관련해 ‘한국의 신학을 정초하고 세계에 한국 신학을 소개하며, 또한 세계 신학을 한국에 알리며 대화하는 일을 한다’라며 한국적 신학 연구 활동에 높은 가산점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학술지들 중에는 평가항목을 간소화 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된 투고규정 조차 두지 않은 곳도 많다. 투고규정이 있더라도 ‘논문작성 방법’ ‘문헌인용의 방법’ ‘각주의 내용’ ‘인용문헌의 표시’ ‘참고문헌의 표시’ ‘표 및 그림의 표시’ 등 형식적인 것에 국한된다. 이 같은 학술지들에서는 리서치를 포함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한국적 신학 연구 활동에 대한 가산점은 찾아 보기 힘들다.